[한미정상회담]밖에서도 민관협력 시너지...공급망 재편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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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순방길에 오르자, 경제계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지속 강조했던 정부와 기업 간 협력 시너지가 미국에서도 발휘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에선 반도체·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증진 방안과 기후변화를 비롯한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방안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견제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인 반도체, 배터리 기업에 자국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기업 중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백악관 영상회의로 초청돼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공장 증설 요구를 받은 바 있다.

미국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기업에 적극적인 자국 투자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정상회담 전날인 20일 삼성전자와 SK, LG,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 관계자가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 주재 회의에 참석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우리 기업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대한 약 40조원 수준의 미국 투자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등 4대 그룹 주요 최고경영자(CEO)도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2025년까지 미국에 전기차 생산과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총 74억달러(약 8조3879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추가 생산설비 확충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 주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추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3조원을 투자해 21.5GWh 규모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중인데, 추가 공장이 설립되면 투자규모는 6조원까지 늘어난다. 문 대통령이 방미 중 해당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추가 투자 계획 발표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35GWh)을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만 70GWh 이상의 배터리 독자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우리 기업의 대규모 미국 투자는 문 대통령 방미 성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모두 미국이 주도권을 가진 의제다. 우리가 주도권을 쥔 의제는 쿼드 협력 하나 뿐이다. 다만 미국이 우리나라의 쿼드 가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쿼드 확대에 대해 선을 그은바 있다.

미국이 가장 원하는 자국 투자가 실질적으로 우리가 주도권을 쥔 의제다. 결국 우리 기업의 대대적 미국 투자 발표는 미국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물량의 안정적 확보를 기대하는 문 대통령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셈이다. 문 대통령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올 초부터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기업 지원에 국정운영 중점을 두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