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클라우드 전환, 기업 고유의 여정 찾아야

[기고]클라우드 전환, 기업 고유의 여정 찾아야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놀랍게 성장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3% 성장한 2579억달러 규모였다. 성장세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몇 년 걸리는 디지털전환(DX)도 몇 개월, 심지어 몇 주 안에 추진됐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전염병인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근무 방식의 변화로 원격 근무와 원격 접속은 '뉴노멀'이 됐다.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클라우드에서 운영해야 할 필요성도 증가했다.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온디맨드 서비스, 최적화된 정보기술(IT) 비용, 원격 인력에 대한 지원 서비스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많은 기업이 지난 1년 동안 클라우드 전환을 서둘렀지만 기업의 장기 전략과 비즈니스 가치를 두루 고려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클라우드 도입을 위해 짧은 시간 안에 도출한 해결책은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은 앞으로 어떻게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해야 할까.

기업이 선택해야 할 최상의 넥스트 스텝은 역설적이게도 잠시 멈춘 후 다시 모여서 신중하게 검토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사례를 비춰 볼 때 성급한 결정은 기업이 클라우드를 추진하는 여정에서 몇 년 동안 반복해 온 가장 큰 실수의 하나다.

성공적인 클라우드 전환 여정을 위해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기업 내 디지털 요구사항 및 목표를 파악해야 한다. 사업부는 디지털 예산의 지출과 소비자 요구 충족을 기대하고 디지털 리더는 상세한 고객 분석을 통한 영업 지원을 최우선으로 한다. 인프라 엔지니어에게는 아키텍처 합리화와 개편 업무가 맡겨지며, 거버넌스팀은 컴플라이언스 프로토콜 개선과 브랜드 평판 보호에 힘을 쓴다.

클라우드 도입과 전환에 대한 전사적인 협업 및 합의가 없다면 상충하는 의사결정과 함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전체론적 접근 방식과 모든 관계자와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비즈니스 전반에서 디지털 요구 사항 및 목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중심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합의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기업은 클라우드 도입 방법, 시기, 대상, 장소, 이유까지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착수해야 최상의 경영 성과를 낼 수 있다. 디지털 경험 활성화, 운영 효율성 향상과 같은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디지털 코어 현대화 및 데이터 중심 조직을 통해 디지털 혁신 가속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셋째 디지털 혁신을 위한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성공적인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서는 데이터와 이를 새로운 성과와 기회로 만들기 위해 지능적인 인프라 변화가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자체 업무만 운영하던 기존 데이터센터와 다르게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컨테이너 같은 업무를 수용하고, 사회 및 산업을 연결하는 역할까지 담당해야 한다. 또 IT 운영자부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개발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원이 역할에 맞게 사용하고, 비용 최적화는 물론 어떤 형태의 서비스도 즉시 운영관리확장이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센터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클라우드 전환에는 정답이 없다. 기업에는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여정이 있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전환 여정의 올바른 목적지와 경로, 세부 단계 파악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일이다. 기업은 조직 내 관계자들과 충분한 논의 및 협업을 통해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차세대 아키텍처 설계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과 자동화까지 전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벤더를 선택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이관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DX사업본부장 kwanlee@hy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