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35〉OTT, 방송 메인스트림으로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미국은 스포츠 왕국이다. 1년 내내 프로경기가 열리는 나라다. 프로야구가 봄에 시작돼 가을에 접어들면 미식축구리그(NFL)가 시작돼 그 열기를 이어받는다.

늦가을 프리시즌으로 프로농구(NBA)가 막을 올리면서 본격 경쟁이 시작될 즈음 슈퍼볼로 나라 전체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면 미식축구 시즌이 마친다. 그러면 3월의 대학농구 광란이 시작되고 NBA 파이널로 농구 시즌이 막을 내린다. 그 사이에 겨울스포츠의 꽃인 북미아이스하키(NHL) 경기가 열리면서 안방의 스포츠팬들을 즐겁게 한다.

대학교 스포츠 경기도 지역의 큰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재미를 더하며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필자가 공부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텍사스주에는 주말 미식축구나 대학농구 경기가 열리는 날엔 학교 주위가 유니폼색 옷으로 뒤덮이는 등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이던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방송에서 스포츠 중계는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상파 방송과 ESPN을 비롯한 많은 스포츠 채널에서 지역 중·고등학교 경기부터 프로경기까지 중계를 한다. 인기 종목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의 중계를 한다.

오죽하면 ESPN 채널이 방송 사업에서 필수설비 개념으로 적용 가능한 채널인지를 놓고 법정에서 다투기까지 했겠는가. 방송사업자에 각종 경기의 중계권 확보는 이같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됐다.

전문가는 유료방송 코드커팅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시간 속성과 강력한 관계에 있는 뉴스 및 스포츠 중계는 유료방송의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이며, OTT가 대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요 경기 중계권을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사업자가 소유하고 있음을 고려한 예측이기도 할 것이다.

OTT는 기존 유료방송과 다르게 클릭 한 번으로 가입이 쉽고, 그만큼 해지하기도 쉽다. 이 때문에 가입자들을 묶어 두고 잠재 가입자를 유인할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 가입자 확보와 유지를 위해 엄청난 양의 새로운 콘텐츠를 가입자에게 지속 제공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모든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나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를 과감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넷플릭스가 선두주자로 1년에 10조원 단위의 돈을 쏟아부으며 콘텐츠 투자에 앞장선 게 대표 사례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한듯 유료방송의 마지막 보루 가운데 하나인 스포츠 중계권 획득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문형비디오(VoD) 중심 OTT가 아니라 이른바 가상유료방송서비스(vMVPD)를 제공하는 OTT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아마존이 미식축구 중계권료로 10년 동안 100억달러 넘게 지불하기로 NFL과 계약했다. 전체 경기에 비해 아주 작은 수의 경기를 중계하기로 체결한 계약이다. 그러나 이 계약은 OTT가 본격적으로 스포츠중계를 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디즈니가 ESPN플러스를 앞세워 NFL 미식축구뿐만 아니라 MLB 야구와 NHL 아이스하키까지 스트리밍 중계권을 확보했다. ESPN플러스는 MLB 야구경기를 거의 매일 중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NHL은 ESPN플러스와 중계권 계약에 기대를 걸었다. ESPN플러스가 단순한 중계를 넘어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 시청률 향상과 팬과의 소통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팬에게 경기 예측과 베팅, 다양한 카메라 앵글 등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등 개인화와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른바 방송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제공하려고 노력한 양방향 서비스가 실현된 것이다.

OTT 스트리밍 서비스는 중계권으로 단순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과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 시청자와 팬을 끌어모을 것이다. 단순한 전달 방식으로 중계하는 기존 유료방송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유료방송의 또 다른 위기가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