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1>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 70% '졸음·주시태만'
도로공사, 졸음쉼터 등 편의시설 추가
'잠깨우는 왕눈이' 스티커 보급도 활발
'사고포착알리미' 티맵 통해 확대 운영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생명 3대 지키기를 통해 교통사고·산업재해·자살을 5년동안 절반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7년 4185명에서 2020년 3079명으로 떨어졌지만 산업재해 감소세는 완만하다. 코로나19로 우울증을 느끼는 사람도 많아졌다.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는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까지 띄웠다. 코로나19로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은 더욱 커진 상태다. 본지는 도로, 항공, 산업현장, 제조공장 등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위험 요소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 조명한다.

[특별기획]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1>고속도로

<1>고속도로

고속도로는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2차 사고가 일어나 무방비 상태에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2020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079명으로 전년 대비 270명 줄었다. 이 가운데 고속도로 사망자는 179명으로 전년 보다 3명 늘었다. 고속도로 50년 역사에서 2년 연속 100명대에 머문 것도 처음이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고속도로 교통량이 2011년 하루평균 362만대에서 2020년 441만대로 20% 이상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사망자 감소폭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그간의 노력을 통해 사망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늘어나는 물류량, 화물차 '졸음 운전' 막기 최대 과제

수도권 집중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정부는 향후 20년동안 고속도로를 1983㎞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국가기간교통망계획 초안에서 네트워크 효율화를 위해 국가간선도로망 체계를 재정비 하고 광역권 교통편의를 위해 순환·방사형 고속망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30분 내 IC 접근가능한 시·군 비율을 2020년 89.3%에서 2030년 89.9%로, 2040년 98.1%로 늘린다. 그만큼 촘촘한 고속도로가 완성이 되는 셈이다.

인프라가 확충되면 교통량이 더욱 늘어 교통사고 확률은 덩달아 높아진다. 교통량 중에서도 물류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진단된다.

김찬성 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8년 이후 인구 감소에도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여객 수요는 연 0.2% 수준으로 소폭 증가할 것이지만 화물은 수출입 규모 및 국민소득 수준에 따라 연 1%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물류자동화 등 신기술 확산에 따라 택배 등을 중심으로 추가적 수요 증가도 가능해 보인다.

최근 5년 동안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1035명 중 화물차 관련 사망자는 총 522명으로 전체의 50%를 상회하고 있다. 화물차 사고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정부·유관기관 협의·설득을 통해 화물차 운전자 법정 휴게시간을 4시간 운전시 30분 휴식에서 2시간 운전시 15분 휴식으로 강화하도록 했다. 올해 3월부터 개정된 시행규칙이 시행된다.

화물차의 대형 교통사고 및 도로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연간 2회 이상 적재불량 및 과적으로 단속되는 경우 심야 통행료 할인 혜택을 3개월 또는 6개월간 제외하도록 유료도로법 시행령도 지난해 말 개정됐다. 내년 1월 1일부로 시행된다.

도로공사는 휴식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함께 휴식 인프라도 확충했다. 지난 5년 교통사고 사망자 70%인 722명이 졸음·주시태만이 원인이었다. 현재 고속도로에는 230개소의 졸음쉼터가 있으며, 2023년까지 26개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서는 46개의 ex화물차 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화물차 라운지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샤워실, 수면실 등 화물차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시설을 갖춘 곳이다. 도공은 올해 7곳에 추가 개소할 계획이다.

화물차 후미 추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한 눈 모양의 '잠 깨우는 왕눈이' 반사지 스티커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공은 약 2만개의 스티커를 보급했다.

◇스마트한 교통안전 체계

민관협력 사고포착알리미 개념도
<민관협력 사고포착알리미 개념도>

도공은 민간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한 공공-민간 협력형 사고대응 시스템인 '사고포착알리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4일부터 티맵을 통해 확대 운영한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차량의 돌발 상황을 감지해 한국도로공사 상황실로 알리면 근무자가 CCTV를 통해 바로 현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해진다.

후속 차량들에도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방 상황을 알려 추가적인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고속도로 이용 중 사고나 고장 발생 시 운전자들이 보험사에 가장 먼저 신고한다는 점을 착안해 보험사와 실시간 공유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보험사에 수집된 GPS 위치정보가 고속도로 이정으로 자동 변환돼, 고속도로 사고위치를 자세히 모르는 운전자에게 보다 신속한 후속조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교통사고 대응시간이 기존 대비 10분 이상 감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차 적재불량에 인공지능(AI)기술이 활용된다. 도로공사는 AI 기반 적재불량 자동단속 시스템을 지난해 3개 영업소에 시범운영했다.

자동단속 시스템은 영상분석기술을 활용해 화물차량의 적재함 후면을 촬영·분석해 실시간으로 적재불량 의심차량을 자동으로 판별하는 시스템이다.

자동단속시스템 시범운영 결과, 과거 인력을 활용한 선별보다 업무량이 85% 감소했다. 단속건수는 4.7배 증가했다.

◇사고나면 신속하게 가드레일 밖으로!

2차사고 예방을 위한 운전자 행동요령
<2차사고 예방을 위한 운전자 행동요령>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에는 비상등을 우선 켜고 트렁크를 연 후 무조건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안전 삼각대를 세워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삼각대를 세우다가 졸음이나 주시태만 운전자에 의한 사고를 당할 가능성도 높다. 최대한 비상등과 미등을 켜 사고 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운전자와 탑승자들도 대피해야 한다.

특히 차를 갓길로 이동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운전자와 탑승자는 갓길 밖으로 피해야 한다. 이후 사고 신고를 해야 한다.

후속차량 운전자는 정차된 차량이나 어두운 밤에는 사람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고속도로는 갓길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2차사고 치사율(사망자수/사고건수)은 60%에 달한다. 일반사고 치사율인 9%의 약 6.8배다. 최근 5년간 발생한 2차사고 사망자는 165명으로 연평균 33명에 달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운행 중 전 좌석 안전띠를 반드시 매고, 사고가 나면 행동요령에 따라 신속히 도로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면서 “다른 운전자의 졸음이나 주시태만으로 인한 2차 사고는 너무 허무한 희생이라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안전 순찰원의 법적 권한 확보도 추진 중이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광범위한 구간에서 예고 없이 발행하기 때문에 제한된 경찰 인력만으로는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치사율이 일반사고 대비 6배가 넘는 2차사고 예방을 위해 고속도로 안전순찰원으로 하여금 사고차량의 이동 및 탑승자 대피 등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