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도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획득…선발 맹추격

하나금융도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획득…선발 맹추격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중단됐으나 최근 금융위가 세분화한 심사기준을 다시 적용함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 문이 열리게 됐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개최한 정례회의에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인가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중단됐던 카카오페이가 지난 12일 예비허가 인가를 받은데 이어 두 번째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했지만 참여연대가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대출과 관련해 하나금융을 고발한 건이 발목을 잡았다. 고발 후 후속절차 없이 4년이 지났고 해당 절차 종료 시점에 대한 합리적 예측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금융위가 지난 3월 말부터 심사를 재개했다.

국민·신한·농협·우리은행이 모두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8월 4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반면에 하나금융은 심사 중단으로 손발이 묶여 속앓이를 해왔다. 이제 예비허가를 인가받은 만큼 정식 시행일 전에 본허가 인가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는 금융 계열사 서비스를 싱글사인온(SSO) 방식으로 구현한 '하나원큐' 애플리케이션(앱) 중심으로 자산관리에 특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타 금융 경쟁사들이 각사 앱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하나금융은 하나원큐에서 은행, 증권, 카드 등 관계사 서비스를 별도 앱 다운로드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원큐 앱에서 각 계열사가 시너지를 내면서 동시에 각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는 자사 금융서비스에 특화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사용자 소비패턴 분석에 따른 자산관리와 구독경제 서비스 특화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핀크는 SNS 형태로 타인의 금융생활 패턴을 살펴볼 수 있는 '핀크리얼리' 사용자 저변을 더 확대하고 마이데이터 시행에 맞춰 추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원큐 앱에도 핀크리얼리가 탑재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

당장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스크래핑 방식으로 운영해온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오픈API 방식으로 전환하는데 착수하게 된다. 마이데이터 테스트베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준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그동안 정식 서비스를 조용히 준비해온 만큼 본허가 인가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