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투명망토처럼 물체를 빛으로부터 감출 수 있는 물질 개발

국내 연구진이 투명망토처럼 물체를 빛으로부터 감출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 스텔스와 전자기파 차폐기술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기철식 고등광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빛으로부터 물체를 감추거나 입사하는 빛의 위상 정보를 완전히 제거해 복원이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광디렉분산물질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디렉분산물질은 전자 에너지와 파장 관계가 원뿔 두 개로 이뤄진 모래시계 구조로 대표적으로 그래핀이 있다. 이와 유사하게 굴절률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구조물에서 빛 주파수와 파장 관계가 일직선인 두 모드가 만나는 점을 디렉점이라 부른다. 디렉점 모드 유효 굴절률이 거의 0에 가까워 빛의 투명망토 현상과 같이 자연적으로는 불가능한 빛의 전파 현상을 보인다.

(a) 고주파수영역에서의 연속상태속박모드(BIC)와 파노공명모드(leaky). (b) 입사각에 따른 파노공명의 투과스펙트럼. (c) 디렉분산특성.
(a) 고주파수영역에서의 연속상태속박모드(BIC)와 파노공명모드(leaky). (b) 입사각에 따른 파노공명의 투과스펙트럼. (c) 디렉분산특성.

연구팀은 광결정 퓨리에-조화 성분(주기적인 구조 주기에 해당하는 주파수 배수)과 광결정모드의 방사 손실 간 관계를 이해하고 특정 퓨리에-조화성분을 조작해 광디렉분산 특성을 갖는 광결정을 구현하는 이론적 방법을 제시했다.

기존 광결정을 이용한 디렉분산특성연구는 주로 광결정 주기보다 파장이 긴 낮은 주파수영역에서 이뤄졌으며 주기와 비슷한 파장의 고주파수영역에서는 보고된 바 없었다. 이는 광결정의 고차 퓨리에-조화성분간 상호간섭이 방사손실을 유도해 고주파수영역에서 디렉분산특성 구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광결정 퓨리에-조화성분과 광결정 모드의 방사 손실 간 관계를 이론적으로 연구해 왔다. 고차 퓨리에-조화성분 간 상호작용이 디렉분산 특성뿐만 아니라 연속준위속박상태, 파노공명(방사모드와 속박모드 상호간섭에 의한 공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수치해석적으로 증명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특정 퓨리에-조화성분을 조작해 디렉분산 특성, 연속준위속박상태, 파노공명 등도 고주파수 영역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철식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퓨리에-조화성분과 광결정모드 방사 손실 간 연관성을 이해하고 그동안 보고되지 않았던 고주파수영역에서 디렉분산 특성, 연속준위속박상태, 파노공명 등을 구현하는 방법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스텔스기술, 전자기파 차폐기술, 고효율 비선형소자, 고감도 광센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이성구 박사, 김성한 박사, 기철식 수석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GIST 연구원(GRI)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포토닉스 리서치'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기철식 수석연구원, 이성구 연구원, 김성한 연구원.
왼쪽부터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기철식 수석연구원, 이성구 연구원, 김성한 연구원.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