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갈등 고조...후보간 막말 설전

국민의힘 당대표 결정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간 경쟁이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나경원·이준석·주호영 후보가 당대표 자격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과거 언행과 함께 최근 논란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난타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홍문표(왼쪽부터),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오른소리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홍문표(왼쪽부터),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오른소리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제1차 전당대회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홍문표 후보는 5번의 대선 경험을 강조했고, 주호영 후보는 재보선 승리를 이끈 검증된 당대표 후보임을 자처했다. 나경원 후보는 통합의 리더십과 함께 지혜와 경험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조경태 후보는 규제 일변도 정책을 고쳐 일자리를 되찾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준석 후보는 젊은 정치와 함께 정치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토론회 큰 흐름은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당대표 자격을 논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가능성을 두고 이 후보 태도에 주 후보와 나 후보의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거침 없는 얘기가 사이다 발언으로 환호를 받기도 하지만, 당대표 입장에서는 적절하지 못하다. '호들갑' '망상' 이런 용어들은 매우 적대적이다. 당대표로서 이런 자세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해선 “직접 윤 총장의 입장을 확인했다. 현재 입당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의 공격적인 태도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주 후보도 이 후보의 태도 문제를 거들고 나섰다. 주 후보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국민의당과 합당도 해야 하는데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됐을 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을 디스하는 발언이 나오고 장모 사건에 대해 유죄가 나오면 어쩔수 없다는 식의 반응도 더불어민주당 프레임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태도 논란에 각을 세웠다.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 이준석 리스크는 나 후보의 머리 속에 있는 것”이라며 과거 나 후보가 '문빠' 등의 막말을 했던 점을 언급하며 역공했다. 엘리트주의 지적에 대해서는 “컴퓨터 활용, 운전면허와 같은 기초적인 자격은 엘리트주의가 아니다”며 과장과 왜곡을 멈춰달라고 반박했다. 반면 윤 전 총장 건에 대해서는 “표현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돌아보겠다”고 했다.

나 후보와 주 후보간에는 리더십과 투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나 후보는 이번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모든 상임위원회를 포기한 것을 두고 주 후보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무책임하다. 책임을 다하는 처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과거 나 후보 투쟁 방식을 언급하며 강경보수로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선거를 이기는 공식은 중도가 얼마나 따라오느냐에 있다”며 “나 후보가 계속 강조하는 아스팔트 보수는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