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역사의 변곡점이 된 젊은 죽음들을 추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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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
<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

“청년의 사망, 이런 글을 쓴다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나아지진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이렇게 노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지나가다 우연히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고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의 기획의도에 맞게 읽어주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이 좋았다. 누군가가 우리 글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도 날갯짓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안치용, 노수빈, 신다임 외 내일을여는책)에 필진으로 참가한 신다임씨가 이 책의 마지막 장 방담에서 한 말이다. 글 하나로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글 하나라도 쓰지 않으면 정말 하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간절함을 담았다.

안치용 작가
<안치용 작가>

이 책은 인문학자, 영화평론가, ESG연구소장,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집행위원장,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치용과 젊은 바람저널리스트 14인의 합작이다. 2020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오마이뉴스>에 ‘청죽통한사(청년의 죽음으로 통찰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에 ‘청년의 죽음, 역사의 눈물’이란 제목으로 연재된 시리즈가 바탕이 되었다.
 
이 책에서 ‘청년의 죽음’은 194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80년의 한국 역사를 비추는 프리즘이 된다.
 
우리 사회의 전 세대는 일제 식민, 광복, 분단, 전란, 독재, 혁명, 산업화, 민주화 등 그 폭풍 같은 시절을 함께 통과해 왔다. 굴곡 많은 현대사를 거치는 동안 삶의 양상은 세대별로, 개인별로 다양했다. 누군가 불의한 세력과 타협할 때 어떤 청년은 분노했고, 누군가 뒤틀린 사회구조에서 이익을 취할 때 어떤 청년은 몸을 던져 항거했다. 누군가 그 구조를 방관하는 동안 어떤 청년은 힘없이 꺾이고 당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 희망을 찾지 못해 자살을 택하는 또 다른 청년들이 있다.

이 책은 이들의 원통한 죽음에 대한, 애끓는 조사다. 그 어느 때보다 ‘청년’의 꿈과 고민, 가치관에 주목하게 되는 이때, 오늘을 사는 청년의 눈으로 역사 속 청년의 삶과 죽음을 짚어본 유의미한 기획이기도 하다. 연재 당시 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오마이뉴스> ‘이달의 특별상’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라플륌도르(황금펜 상)’를 수상했다.

노수빈 작가
<노수빈 작가>

◇젊은 영혼들에 빚진 한국 현대사 

이 책은 격변의 한국 현대사에서 변곡점이 되었던 청년의 죽음을 스물아홉 가지의 주제(인물 또는 사건)로 나누어 기록하고 있다.
 
역사의 달력으로 본다면 1년 열두 달 중 슬프지 않은 달이 있을까. 특히 기일이 유독 많은 봄철에는 꽃빛이 어여쁜 만큼, 풀빛이 싱그러운 만큼, 그 아픔도 깊어진다. 학살, 처형, 암살, 자살, 병사, 전사, 사고사…. 그들의 죽음은 사회를 요동치게 하고 나라 전체를 뒤흔들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저자들이 그런 사건들을 풀어내는 필치는 시종일관 담담하기만 하다. 일견 건조해 보이기까지 하는, 극도의 차분함을 유지하지만 기실, 감정을 꾹꾹 누른 채 슬퍼하고 분노하고 오열하며 썼다는 후문이다.
 

신다임 작가
<신다임 작가>

불귀의 객이 된 이름들. 자의든 타의든 이들의 죽음이 밑거름되어 우리 사회가 조금씩 전진해 왔다는 데 누군들 이견을 달 수 있을까. 누구나 청년의 죽음에 조금이라도 빚진 마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거명되지 않은 무명의 죽음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이 글이 쓰이는 동안에도 청년들이 죽어갔다. 그들은 비록 꿈을 빼앗기고 스러져갔지만, 영원히 늙지 않는 청년이 되었다.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준비기간까지 합하면 1년 반이 걸린 기획물을 진행하며 우리는 많이 울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죽음들. 청년의 죽음을 응시한 같은 청년이 그 죽음을 더 예민하게 받아들였겠지만 7개월간 매주 죽음 이야기를 정리한 나의 고충이 내가 청년이 아니라고 하여서 적은 것은 아니었다. 더러 죽음의 현장은 내 삶의 장이었다.
 
그 눈물과 발화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폭력과 체계에 희생된 부당한 죽음에 대한 애도이자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실천이라고 믿는다. 그때 그곳에서 그들은 그렇게 죽어갔고, 지금 우리는 이곳에서 그들의 삶이 잊히지 않기를 바라며 그 죽음을 기억했다. 그렇다. 이것은 삶의 기록이고, 기록이어야 한다. 죽음의 비망록을 통한 삶의 기억의 여정에 독자 여러분을 정중히 초대한다.”

◇작가 소개

[안치용] 〈지속가능저널〉 발행인 겸 ESG연구소장.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지속가능 및 사회책임 관련 의제를 확산하고 10~20대와 미래 의제를 토론하고 공유하는 데 힘 쏟고 있다.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집행위원장,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이다.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한다. 〈경향신문〉에서 20년 이상 기자로 일했고 가천대 저널리즘 MBA 주임교수,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대우교수, 한국외대와 경희대의 겸임교수(경영학)를 지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영화, 문학, 페미니즘, 현실정치 등의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연세대학교 문과대학을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 중이다. 『한국전쟁과 미국의 세균전』 『블루오션의 거상』 『바보야, 문제는 권력집단이야』 『지식을 거닐며 미래를 통찰하다』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코로나 인문학』 『예수가 완성한다』 『착한 경영, 따뜻한 돈』 등 30여 권을 쓰고 옮겼다.

[바람저널리스트] 강우정, 김민주, 김유라, 노수빈, 박서윤, 박수빈, 박수연, 송하은, 송휘수, 신다임, 이혜원, 최예지, 한지수, 황경서는 현재 대학생이거나 얼마 전까지 대학생이었다. 이들은 지속가능하고 대안적인 공동체를 상상하며, 『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기를 희망한다.

전자신문인터넷 구교현 기자 ky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