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연계 효소 원리' 이용한 신개념 산업용 촉매 개발

금속-고분자 상호작용에 따른 아세틸렌 및 에틸렌 수소화 반응 모식도
금속-고분자 상호작용에 따른 아세틸렌 및 에틸렌 수소화 반응 모식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최민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자연계 효소와 같이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전환하는 신개념 고성능 산업 촉매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촉매는 기초 유분 생산부터 화학 제품 제조까지 대부분 석유화학 공정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공정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하는 생성물만 만들어지는 '선택성'을 부여하는 것이 필수다.

가장 높은 선택성을 보이는 촉매는 효소다. 효소는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점을 단백질이 둘러싼 구조인데, 단백질 구조, 활성점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특정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효소의 단백질과 유사한 고분자를 이용, 금속 활성점과의 상호작용을 조절한 신개념 촉매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

금속과 상호작용하는 '작용기'를 포함한 고분자를 합성하고, 팔라듐 금속 입자를 포함한 촉매를 만들었다. 금속과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고분자는 마치 효소처럼 금속 주위를 고분자가 3차원적으로 둘러싸는 형태를 보인다.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고분자는 금속을 둘러싸지 못하고 금속 표면이 노출된 형태가 됐다.

연구팀은 이렇게 합성된 촉매를 에틸렌 생산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아세틸렌 부분 수소화 반응에 적용했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이용하는 기본 핵심 원료다.

개발 신규 촉매를 이 공정에 적용한 결과, 강하게 상호작용해 3차원 구조를 형성한 촉매는 높은 선택도를 보였다.

최민기 교수는 “자연계 효소의 원리를 모방해 고분자와 금속 사이의 상호작용을 조절하고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면서도 매우 우수한 안정성을 가지는 촉매 설계 방법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던 새로운 개념”이라며 “향후 높은 선택도가 필요한 다양한 화학반응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