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든 승강기 관제 프레임워크, 첫 국제표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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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개발한 승강기 관제 프레임워크가 국제표준으로 승인됐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프레임워크로 승강기 모니터링과 관리 분야 국제표준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oT 전문 기업 엠투엠테크(대표 김진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지난 3년 동안 연구개발(R&D)한 '승강기를 위한 IoT 기반 모니터링 및 관리 프레임워크'가 국제표준(Y.4420)으로 공식 승인됐다고 9일 밝혔다.

프레임워크는 지난달 온라인으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산하 SG20 연구그룹 국제회의에서 국제표준으로 승인됐다. SG20은 IoT와 스마트시티 분야 ITU-T 권고 표준의 제·개정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엠투엠테크와 ETRI는 2018년부터 3년 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 승강기를 위한 IoT 게이트웨이 프로토콜 및 데이터 모델 표준 개발' 과제를 수행하면서 국제·국내 표준을 개발했다. ITU-T SG20이 개발하던 스마트시티 사례에 IoT 기반 승강기 모니터링과 관리를 제안, 이번 회의에서 최종 채택됐다.

Y.4420 표준은 승강기 내 주요 부품과 센서를 IoT 기기로 모델링한 뒤 이를 원격 모니터링하는 것이 목적이다. 원격 모니터링 요구사항, 원격 관리 프로토콜과 데이터 모델을 제시했다.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승강기 관제 표준화 시도가 일부 있었지만 한국이 개발한 내용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승강기를 위한 사물인터넷 기반 모니터링 및 관리 프레임워크(Y.4420) 개요. 엠투엠테크 제공
<승강기를 위한 사물인터넷 기반 모니터링 및 관리 프레임워크(Y.4420) 개요. 엠투엠테크 제공>

그동안 승강기는 제조사별로 다른 기준으로 말미암아 갇힘 사고가 빈발하는 등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소방청이 발간한 '2019년 구조활동 통계'에 따르면 승강기 갇힘 사고는 유형별 구조활동 가운데 화재·교통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유형별 구조인원별로는 승강기 갇힘 사고가 전체 25.8%로 가장 많았다.

국제표준 승인에 따라 사고 감소뿐만 아니라 승강기 관리체계 혁신,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승강기 제조 부문 글로벌 대기업은 자체 프로토콜로 제품을 개발, 국내 중소기업에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이번에 국제표준이 마련됨으로써 폐쇄적 산업 생태계에서 국내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시스템을 상호연동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빌딩 내 배송 로봇, 화재감지기 등 IoT 응용 서비스와 연계한 비대면 서비스도 가능하다.

엠투엠테크는 국제표준에 앞서 한국승강기안전공단·한국승강기학회와 협력해 지난해 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단체표준 세 건을 제정했다. 현재 국립전파연구원(RRA)과 국가표준 개발을 위한 표준위원회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엠투엠테크는 국제표준 기술을 활용해 국내 유명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기계식 주차장 등에 서비스를 구축·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승강기 위험 예측 시스템도 세계 선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김진기 엠투엠테크 대표는 “기존에 없던 승강기 이용 안전을 위한 관제 국제표준을 한국이 제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표준 부재에 따른 승강기 유지·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갇힘 사고로 인한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