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처음 찍은 中 화성 탐사로버..."거기 있었네"

유토피아 평원에 안착한 '톈원 1호' 착륙선·로버 '주룽' 모습 공개
NASA 화성정찰궤도선 촬영…로버 '퍼서비어런스'도 본격 탐사 착수

NASA 화성정찰궤도선(MRO)이 포착한 중국 첫 화성탐사선 '톈원1호'와 로버 '주룽'. 사진은 지난 6일 촬영됐다. 사진=NASA/JPL/UArizona
NASA 화성정찰궤도선(MRO)이 포착한 중국 첫 화성탐사선 '톈원1호'와 로버 '주룽'. 사진은 지난 6일 촬영됐다. 사진=NASA/JPL/UArizona

최근 화성은 로버들로 북적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성에서 성공적으로 탐사선을 운용 중인 국가는 미국뿐이었다. 여기에 중국이 합류했다. 중국 화성 탐사선 '톈원 1호'는 지난달 화성에 무사히 착륙하며 먼저 탐사를 진행 중이던 나사 로버 '큐리오시티', '퍼서비어런스'와 붉은 행성을 공유하게 됐다.

그간 화성에서 같은 나사 소속 로버들의 모습을 포착했던 화성정찰궤도선(MRO)이 처음으로 중국 로버를 촬영했다. MRO 고해상도 카메라 하이라이즈(HiRise)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각) 화성 유토피아 평원에 안착한 '톈원 1호' 착륙선과 로버 '주룽'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좌측 하단에 착륙선의 낙하산이 보인다. 사진=NASA/JPL/UArizona
사진 좌측 하단에 착륙선의 낙하산이 보인다. 사진=NASA/JPL/UArizona

사진 위쪽에 큰 점과 작은 점이 보인다. 큰 점이 착륙선, 바로 아래 작은 점이 로버다. 로버는 착륙선에서 분리돼 약간 남쪽으로 내려왔다. 착륙 당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선명한 폭발 자국이 착륙 플랫폼 주변을 감싸고 있다.

주룽은 화성 북반구 '유토피아 평원'에 있다. 이곳은 과거 많은 양의 얼음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돼 미생물 서식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하이라이즈 연구팀은 "사진은 지형이 부드럽고 바위가 거의 없는 유토피아 평원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다"며 "곳곳의 밝게 보이는 곡선은 바람이 부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사진=CNSA
사진=CNSA

중국이 직접 찍은 사진도 있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지난 7일 자국 궤도선이 촬영한 착륙선과 로버의 사진을 공개했다. 탐사선 톈원 1호는 △화성 궤도선 △착륙선 △탐사 로버로 구성돼있다. 탐사선은 지난해 7월 로켓에 실려 발사, 약 7개월간의 비행 끝에 지난 2월 10일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최근 CNSA가 공개한 로버 주룽과 착륙 플랫폼의 모습. 약 10m 떨어진 곳에 원격 카메라를 설치한 뒤 촬영했다. 사진=CNSA
최근 CNSA가 공개한 로버 주룽과 착륙 플랫폼의 모습. 약 10m 떨어진 곳에 원격 카메라를 설치한 뒤 촬영했다. 사진=CNSA

화성 지표면을 밟은 로버 '주룽'의 임무는 화성의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다. CNSA는 "로버는 약 90일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며 "화성 토양 샘플은 톈원 1호가 2030년 지구로 가지고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착륙선과 로버가 내려올 때 사용한 경사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도 포착됐다. 사진=CNSA
착륙선과 로버가 내려올 때 사용한 경사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도 포착됐다. 사진=CNSA

◇ 화성 '최강자' NASA, '퍼서비어런스'로 본격 탐사 시작

지금까지 9번이나 화성에 착륙한 나사는 최신 로버 '퍼서비어런스'와 본격적으로 지구 너머 생명체 흔적을 찾아 나선다. 지난 2월 18일 화성에 도착한 퍼서비어런스는 최근까지 탐사 장비와 시스템을 점검하고 화성 헬리콥터 '인제뉴어티' 시험 비행을 도우며 과학 탐사를 준비해왔다.

퍼서비어런스 과학 탐사 이동 경로. 사진 중앙 착륙지에서 남쪽 방향이 1차 과학탐사, 북쪽 방향이 2차 과학탐사 경로다. 사진=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퍼서비어런스 과학 탐사 이동 경로. 사진 중앙 착륙지에서 남쪽 방향이 1차 과학탐사, 북쪽 방향이 2차 과학탐사 경로다. 사진=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지난 4월엔 로버에 장착된 실험 장비 목시(MOXIE)를 이용해 화성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하는 테스트에도 성공했다. 지금부터는 고대 미생물 흔적을 찾는 '핵심 임무'를 수행한다.

퍼서비어런스에 장착된 '화성 산소 현장 자원 활용 실험(MOXIE)'. 목시는 첫 실험에서 1시간 동안 5.4g의 산소를 생성했다. 사진=NASA/JPL-Caltech
퍼서비어런스에 장착된 '화성 산소 현장 자원 활용 실험(MOXIE)'. 목시는 첫 실험에서 1시간 동안 5.4g의 산소를 생성했다. 사진=NASA/JPL-Caltech

9일(현지시각)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1일 착륙지 '옥타비아 E. 버틀러'를 떠나 현재 남쪽으로 이동하며 1차 과학 탐사 여정에 올랐다.

퍼서비어런스는 향후 몇 달간 4㎢에 달하는 예제로 분화구 바닥 지역을 탐사할 예정이다. 예제로 분화구는 예전에 강물이 흘러들던 삼각주로 추측돼 미생물 서식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퍼서비어런스가 향하는 곳은 예제로 분화구의 가장 깊고 오래된 부분이다. 노출된 기반암 중 가장 오래된 암석층이 있는 '크레이터 바닥 균열 러프'(Crater Floor Fractured Rough·CF-Fr)와 '세이타'(Seitah) 등 두 곳으로, 나사는 이곳에서 흥미로운 지질학적 특성들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성 지표면으로 하강하는 로버 퍼서비어런스. 사진=NASA/JPL-Caltech
화성 지표면으로 하강하는 로버 퍼서비어런스. 사진=NASA/JPL-Caltech

탐사 여정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6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퍼서비어런스는 장애물을 만나면 우회해야 한다. 특히 모래 언덕인 사구(砂丘)로 인해 나사는 대부분 크레이터 바닥 균열 러프 안이나 세이타와의 경계면을 따라 주행하기로 결정했다.

나사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38억 년 전 적어도 100미터 깊이의 물 아래 잠겨있던 곳이다. JPL은 "이곳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아직 모른다"며 "다만 주요 영역과 잠재적 장애물들의 위치를 파악했고, 탐사를 시작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로버 마스트캠-Z로 촬영한 360도 회전 이미지. 사진=NASA/JPL-Caltech/ASU/MSSS
로버 마스트캠-Z로 촬영한 360도 회전 이미지. 사진=NASA/JPL-Caltech/ASU/MSSS

퍼서비어런스는 1차 탐사에서 예제로 분화구의 지질사와 초기 환경을 밝혀줄 수 있는 네 곳을 찾아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과학자들이 해당 위치가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1~2개의 시료를 채집하게 된다.

첫 번째 탐사 임무는 로버가 착륙장으로 되돌아오면 완료된다. 총 이동거리는 2.5~5km며, 이 과정에서 43개의 토양 및 암석 시료 채집관 중 최대 8개를 채울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할 암석 시료는 나사가 유럽우주국(ESA)과 공동 발사할 탐사선이 수거해 이르면 2031년 지구로 가져오게 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