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에 대기업참여 인정 권한 부여…SW진흥법 개정안 논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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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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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넘어 각 부처에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 인정 권한을 부여하는 SW진흥법 개정안을 두고 중견 정보기술(IT)서비스 업계가 강력 반발했다. 개정안이 부처의 특성 반영과 책임 있는 행정서비스를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대기업 참여제한제도를 무력화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SW진흥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개정안은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분야를 나열한 SW진흥법 제48조 3항에 6호를 추가, '국가기관의 장이 개인정보·위치정보 등 사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으로 대기업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인 경우'로 명시했다. 이와 함께 제48조에 '국가기관의 장은 6호 해당 사업으로 대기업 참여가 필요한 경우 사전에 과기정통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는 6항도 신설했다.

현행법은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사업을 과기정통부 장관이 고시하고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이와 별개로 각 국가기관 장에게도 대기업 참여 인정 권한을 부여했다.

개정안은 제안 이유에서 교육, 사생활 침해 등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정보시스템에 대한 대기업 참여 결정 권한을 과기정통부 장관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보시스템 구축부터 개시까지 책임이 있는 해당 국가기관 장이 배제됨에 따라 행정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준호 의원실 관계자는 “부처별 특성 반영과 함께 (사생활 침해 등) 예외적 상황에서 대기업 참여에 따른 SW 품질 향상, 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사전 협의 시 기술력을 갖춘 실무진 협의나 연구반 등을 통해 전문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대기업참여제한 예외 분야를 나열한 SW진흥법 제48조3항에 6조를 추가, 국가기관의 장이 개인정보·위치정보 등 사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으로 대기업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인 경우로 명시했다.
<개정안은 대기업참여제한 예외 분야를 나열한 SW진흥법 제48조3항에 6조를 추가, 국가기관의 장이 개인정보·위치정보 등 사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으로 대기업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인 경우로 명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검토보고서는 “각 중앙부처가 운영·관리하고자 하는 정보시스템의 특성을 반영해 대기업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과기정통부 장관이 고시하는 방식 대비 중립성·객관성·일관성 확보가 미흡하고, 대기업 선호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당수 정보시스템이 개인정보·위치정보 등 사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개정안이 효력을 미치는 사업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반대 의견이다. 객관성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각 국가기관 장이 대기업 참여를 직접 인정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전 협의만으로 대기업 참여를 결정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국방, 치안 등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사업 분야에 '개인정보·위치정보 등 사생활 보호를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추가하는 선에서 대안 의견을 전달했다.

법안을 두고 중견 IT서비스 업계는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한준호 의원실 항의 방문, 성명서 준비 등 반대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중견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에 사업을 맡기고 싶은 주요 부처가 의원실에 법 개정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법이 통과되면 대기업 참여가 늘면서 사실상 대기업참여제한 제도가 무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정보·위치정보 등을 참여제한 예외사업에 추가하는 과기정통부의 제안 역시 과거 '신산업' 사례처럼 예외사업 신청 급증을 불러 올 우려가 있어 수용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대형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심의위가 짧은 시간 안에 부처별 사업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각 부처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서 “개정안이 시행돼도 각 부처가 함부로 대기업을 선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국회 과방위에 상정, 법안심사소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해 법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