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과전류 즉시 차단하는 전류센서 모듈 개발...스마트 공장·전기차 등 활용

김현탁 연구전문위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자파 측정 방식 전류 센서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현탁 연구전문위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자파 측정 방식 전류 센서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전자파를 측정하는 신개념 전류 센서 모듈을 구현했다. 이를 활용해 꿈의 차단기인 '완전 전자식 차단기' 개발도 가능해졌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23일 세계 최초로 전자파를 측정하는 비코일 방식 전류 센서 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류 센서 모듈은 전자식 과전류 차단기에서 전력도선에 흐르는 전류를 측정하는 장치다. 지금까지 전류를 검출하는 방법으로는 주로 열이나 자기장을 이용했는데 특정 범위 전류를 측정하지 못하거나 오차가 심했다. 측정 속도가 느린 한계도 있었다.

전력 소비가 많은 대규모 공장에서는 합선을 빨리 감지해 전력을 차단해야 한다. 감지가 늦으면 장비 고장,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전자파'를 이용했다. 회로에 전선과 센서선을 나란히 배치, 유도되는 전력 주위에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최대 800암페어(A) 전류를 흘렸을 때도 유도 전류를 측정할 수 있다.

전자파로 측정하는 비접촉 방식이기에 전력 손실도 적고 수 밀리미터(㎜)로 작게 만들 수 있다. 제작비용도 적어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전자파를 활용해 측정 속도도 5배 빠르다. 최소 4밀리세컨드 이내로 측정할 수 있어 안전 전력 차단이 가능하다.

ETRI가 개발한 전류센서로 만든 모듈의 모습
ETRI가 개발한 전류센서로 만든 모듈의 모습

연구진은 전류 센서를 토대로 △센서 주위 잡음 제거 △전류값 전송 사물인터넷(IoT) 통신 △전력 차단 등 처리 지능화 모듈 △모터 제어용 과전류 차단 릴레이도 만들었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담아 자유롭게 시스템 개발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성과로 완전 전자식 전력 차단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발 모듈은 교류 전류를 이용하는 모든 곳에 쓸 수 있다.

김현탁 연구전문위원은 “이 기술로 제4차 산업혁명 스마트 공장 핵심 기반 기술을 만드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휴대 단말용 급격한 전하방전 저전압 스위칭 소자 원천기술 개발' 과제로 수행됐으며, 기술은 동아전기공업주식회사에 이전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