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24>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건강증진 역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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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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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여 보건복지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등이 참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돼 범정부적 방역 조치가 시행됐다. 역학자, 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들이 총력을 기울여 코로나19에 맞섰다. 그 덕분에 우리는 코로나19 대유행에 성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미국·유럽·중남미·중동 국가보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훨씬 적은 'K-방역'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 보건의료 자원이 코로나19 유행을 막는 데 집중되면서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켜 온 다양한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 활동 우선순위가 코로나19 방역에 밀리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그동안 진행된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 사업 상당 부분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의 '코로나19 시대 국민 체중 관리 현황 및 비만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10명 가운데 4명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체중이 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증가한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체중 증가 주요인은 일상생활 활동량과 운동량 감소, 식이 변화 등이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암 등 수많은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이들 만성 퇴행성 질환의 악화 및 유병률 증가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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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휘 아래 복지부, 행안부, 질병관리청 등 주요 정부 부처가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했다. 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우리 국민이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와 건강관리를 지속해서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해 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영양, 신체활동, 마음건강, 질환예방 중심으로 중요한 건강생활 습관을 실천할 수 있는 수칙으로 구성한 'K-헬스 대국민건강수칙'을 개발하고 확산했다.

보건소에서 대면 방식으로 실시하던 지역주민 건강증진사업을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 보건소 중심 건강증진사업의 한계를 극복했다. 건강검진 결과 위험 요인이 있는 성인부터 정보기술(IT)에 약한 어르신을 위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고, 어린이·청소년용 모바일 건강관리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이러한 건강증진서비스 제공 체계의 패러다임 변화에 속도가 붙은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신종 감염병 유행을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체계 변화와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된 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 유행이 발생하더라도 감염병 예방·방역과 만성질환 예방 및 건강증진이 병행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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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보건의료 체계를 양적·질적으로 향상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유기적인 협력이 가능하도록 거버넌스 정비가 필요하다. 공공-민간 의료 부문 간 협력 체계를 개선, 지역사회 내 보건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염병 예방과 건강증진에 국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내 소통과 협력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가속된 4차 산업혁명과 뉴노멀 사회 대비가 필요하다. 보건의료 분야를 비롯한 각 부문에서 급격히 이뤄지는 비대면·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춰 AI과 IoT 기술을 융합한 건강관리사업, 비대면 건강증진사업 등 건강증진 분야에 디지털 헬스케어를 적극 도입하고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

신종플루·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코로나19 등 연이은 팬데믹은 방역과 건강증진을 병행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거버넌스 정비, 지역사회 보건의료 인프라 확대, 국민의 감염병 예방과 건강증진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강재헌 성균관대 의대 교수·미래헬스케어추진단장 jaeheon.kang@skku.e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