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작가.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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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 스페인의 떠오르는 신예 사진작가 요시고(YOSIGO)

통의동에 위치한 '그라운드 시소 서촌'의 개관 작은 지난해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진행되었던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이었다.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다녀간 전시이기에 '그라운드 시소 서촌'의 두 번째 전시가 어떠한 것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다음 전시의 타이틀이 '요시고 사진전'이라 접했을 때는 조금 의아했다. '요시고'라는 단어의 어감상 사진작가의 국적을 '일본'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않은 작금에 어떠한 연유로 일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더랬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그러나 그것은 정말 착각이었고 오해였다. 사진작가 요시고(YOSIGO)는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지역 출신의 1981년생 작가로 본명은 호세 하비에르 세라노 에체베리아 (Jose Javier Serrano Echeverria)라고 한다. 활동명인 'YOSIGO'는 스페인어 'Yo sigo'를 의미하며 영어로는 'I continue'로 '계속 나아가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스페인 북동부 비스케이 만 연안에 위치한 산 세바스티안은 왕들의 여름 휴양지였으며 스페인 최고의 피서지로 알려져 있는데 그곳에서 나고 자란 요시고는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뛰어놀던 추억이 많아 해변과 피서지 그리고 수영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작품 속에 많이 담고 있다.

건축가 가우디로 유명한 스페인의 도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요시고는 SNS를 통해 자신의 작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세계적인 유명 매거진들의 러브콜을 받는 등 스페인의 떠오르는 신예 사진작가로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핫한 아티스트이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오늘부터 그라운드 시소 서촌에서 시작된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은 국내 최초로 작가 요시고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의 총감독은 SNS 상의 작품들을 보면서 이국적 풍경과 생동감 넘치는 활력을 느꼈고 그것을 전시를 찾는 관람객들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그라운드 시소 서촌 전시장의 특성상 층별로 섹션을 나누어 요시고의 작품들을 소개하는데 첫 번째 섹션인 2층은 마치 작가 요시고가 관람객들을 반기는 듯한 SNS 영상을 마주할 수 있다. 같은 시간을 나누고 있는 작가인 만큼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영상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맑고 투명한 바다에서 수영하는 아이 사진이 프린트되어 전시장 전면을 감싸고 있어 마치 해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의 사진작가답게 건축물의 대칭적인 부분과 기하학적 요소 들을 빛의 움직임에 따라 잘 포착해낸 작품들 또한 2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 요시고는 촬영 장소가 정해지면 해당 위치의 태양광이 언제 드리워지는지까지도 계산하여 작업을 한다고 하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3층 섹션은 미국, 부다페스트(헝가리), 일본, 두바이(아랍에미리트), 리우(브라질) 등 그 색깔이 뚜렷한 각 나라의 도시 풍경들을 담은 작품들이 이어진다.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놀이공원의 선명한 놀이기구들과 부다페스트의 세체니 온천, 도쿄의 밤을 밝히는 건물 내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두바이 모래사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공간, 리우의 가난하고 허름한 지역의 일상적인 것들을 카메라에 담은 영상 등이 한 사람이 촬영한 것들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게 하기도 한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특히나 두바이의 모래사장을 실내에 구현한 공간은 해변의 모래밭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고 슬라이드 사진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찰칵하는 소리가 나는 것처럼 연출된  공간은 잔잔한 음악과 함께 카메라를 주시하지 않는 피사체들의 자연스러운 시선과 함께 힐링 되는 기분을 만끽하게 한다.

마지막 섹션이라 할 수 있는 4층에 올라서면 서울 도심 속 건물의 가장 위층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정도로 푸른 해변의 백사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해변과 북적이는 사람들을 카메라 렌즈에 담은 작가 요시고는 여름 휴양지의 풍경 사진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옥외에 마련된 작품으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어린아이가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 듯한 작은 풀장을 재현해 두었는데 더운 여름 날씨 속에 그 작품에 뛰어들고픈 충동과 함께 각자의 유년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미묘한 감정선을 가지게 한다.

해변과 바다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우는 관광객들의 천태만상이 위치와 시간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보이고 색감과 색상 또한 현저히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있는 그대로의 것들을 그저 사진으로 담은 것일 뿐인데 요시고의 작품들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여 하나하나가 자기주장을 하는 듯 느껴졌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을 관람하는 방법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 푸르른 바다,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요시고의 작품들을 보며 우리네의 여름휴가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마음대로 갈 수 없는 해외여행이 그리워졌다. 건축과 다큐멘터리와 풍경을 큰 카테고리로 가지고 있는 이번 '요시고 사진전'은 휴가와 여행에 목말라 있는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전시라 생각한다.

그저 대상물을 촬영한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하나하나의 사진들이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보는 이의 해석에 따라 따스한 위로가 되거나 시원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 줄 것이라 추측된다.

과거에 대한 회상과 현재의 편안함 미래를 향한 두근거림 등이 요시고의 사진 속에 오롯이 녹아들어 있는 듯한 이번 전시는 관람을 마치고 난 후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 전시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 제공되는 프레임 카드를 들고 작품 하나하나를 스스로의 관점에서 관람한다면 더욱 뜻깊은 관람이 되지 않을까 한다. 더운 여름에 보는 요시고의 작품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보는 요시고의 작품 그리고 초겨울이 시작되는 전시 말미인 12월에 보는 요시고의 작품이 모두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는 확신 또한 든다.

우선은 시원한 전시장을 찾아 이미 시작된 여름 속에서 요시고의 사진들을 보며 더위를 피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요시고 사진전:따뜻한 휴일의 기록'은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그라운드 시소 서촌에서 올해 12월 5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