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고순도 염화수소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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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도 염화수소(HCl)는 반도체 웨이퍼를 세정하거나 웨이퍼를 깎는 공정에서 식각액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 증가에 따라 사용량이 늘고 있지만 그동안 이 제품은 일본과 독일 회사들이 국내 공급을 주도해 왔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인 고순도 HCI가 국내 기술로 상용화됐다. 백광산업이 그동안 준비해 온 고순도 HCI를 지난 10일부터 삼성전자에 출하했다. <본지 2021년 3월 9일자 1면 참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순도 HCI는 수입 대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을 때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후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개발이 급진전됐다.

어려울 것 같아 보이던 이 소재가 국산화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화공 약품 업체 백광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백광산업이 기술적 난관이나 생산에 차질을 빚을 때 아끼지 않고 힘을 보탰다.

백광산업 관계자는 24일 “삼성이 강력하게 프로젝트를 끌고 가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모든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국산화할 수는 없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건 뛰어넘기 어려웠을 정도로 기술상의 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순도 HCI 사례는 수요 대기업과 전문 기업 간에 협력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국내에는 삼성, LG, SK하이닉스와 같은 수요 기업에 평가 기회만이라도 얻길 바라는 소부장 업체가 많다. 수요 대기업이 좀 더 열린 자세로 기술력 있는 강소 기업과 협력, 더 많은 성공 스토리가 쓰여지길 바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