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170>창업기업가와 사내기업가의 차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와 같은 경제적 격변기에 흔히 전개되는 기업 현상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사내 벤처 활성화다. 최근에도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신산업이 단기간에 크게 부상하고 있다. 민간우주항공산업, 자율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이들 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국내에 많은 기업이 이들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기 위한 터전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으로 새로운 독립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사내벤처를 선호하고 있다. 그것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법인을 설립 운영하는 데 투여되는 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아직 이들 신산업 분야에서 어떠한 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은퇴를 앞둔 설립자들이 그간 자신의 사업을 지근에서 도와준 창업 1세대 직원에게 사내 벤처 설립을 크게 권유하는 분위기마저 불거지고 있다. 오랫동안 자신을 도와준 직원이 은퇴 후에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기 위해 그간 자신의 회사가 외부 하청을 줬던 업무를 재직 중에는 사내벤처를 통해 사업화한 뒤에 퇴직과 함께 별도 법인화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기 위함이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사내 벤처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내벤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듯하다. 특히 창업 기업가(start-up entrepreneur)와 사내 기업가(corporate entrepreneur) 차이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창업 기업가와 사내 기업가 가장 큰 차이는 위기와 보상 측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창업 기업가는 재무, 기업 운영, 법적 책임 등 회사를 경영하는 데 있어 모든 리스크를 기업가 본인이 감수한다. 대신 해당 사업이 크게 성공할 경우 보상 역시 크다.

하지만 사내 기업가는 사전에 모회사와 조율된 범주 안에서만 사업을 수행한다. 사업 목적과 범위를 모회사와 협의하다 보니, 사업 실패로 인한 책임도 모회사와 공동으로 부여되는 경우가 많다. 창업 기업가처럼 모든 손실 책임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떠안아야 하는 건 아니다. 당연히 성공에 대한 보상도 제한된다. 사내 벤처 목적이 모회사 하청업무와 관련된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창업 기업가는 사내 기업가보다 외부 환경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도 다르다. 규제 변화, 경기 불황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좌우되는 건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신생 기업 경우 여파가 훨씬 크다. 신생 벤처는 단 한 사람의 실책, 단 한 번의 실수로도 회사가 존폐 기로에 처할 확률이 높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반면, 사내 기업가가 직면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모회사 전략 변화다. 모회사가 당초 기획 내용과 달리 사내 벤처가 수행하는 업무에 무관심해지거나 모회사와 이해관계 충돌이 유발되는지 여부가 더더욱 중요한 문제다. 모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에는 위계질서가 생겨나고 조직 내 이해관계도 점점 복잡다단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회사 내부에서도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사내벤처는 일반적 신생창업에 비해 모회사의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만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듯하다. 하지만 사내벤처 경우에는 일반 신생창업과는 전혀 다른 리스크 요인과 비즈니스 환경에 직면해 있는 것이지, 리스크가 더 적거나 없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지금 누군가 사내벤처를 추진하려고 한다면 이상에서 열거한 수준의 차이 정도는 알고 시작하길 바란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