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271>목적이 우리를 이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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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웬들 홈스. 본령은 의사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했다. 교수로도 봉직했다. 의사로서의 업적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그러나 홈스는 시인으로도 기억된다. 당대 최고라 할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나 너새니얼 호손과 비견되기도 한다. 그런 그가 남긴 기억할 만한 격언도 많다. “우리는 꿈을 우리 안에 감춰 둔 채 무덤으로 간다”도 그가 남긴 말이다.

역량은 성과로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진정 쉽지 않은 질문이다. 누군가는 목적의식이 그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전략이란 것을 한번 보자. 사실 이것은 방향타이되 지향점은 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상황에 따라 전략은 변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사실 목적이 뭐냐는 질문에 많은 최고경영자(CEO)는 답하지 못한다. 우물쭈물 답을 하더라도 분명한 언어로 표현하는 건 더 어려워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 조언은 족히 몇 권이 되겠지만 요지는 하나같다. 목적을 정하고 그것에 기업을 올리라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첫 번째 해야 할 것은 목적 선언문이라 불리는 것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여기서 목적이란 고객의 시선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것이기도 하다. 고객의 바람 이해나 서비스 강조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넘어 고객의 입장에 자신을 두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것은 자연 누군가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무언가를 정의하는 것이다. 단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담아야 한다. 그럴 때 목적은 새로운 차원의 동기가 된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것을 기업의 '심장 박동'이라 이르기도 한다.

둘째는 이 목적 선언문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즉 목적이 행동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고려해 본다. 첫 단계는 3년에서 5년 안팎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기간을 좀 더 줄여서 목표를 구체화한다. 그리고 당장 실천해야 할 과업을 도출해 낸다.

셋째는 이 같은 목적 위에 하루하루의 활동을 올려 가는 것이다. 무엇을 하건 목적은 '왜'와 '어떻게'의 기준이 된다. 그럼으로써 목적은 변화가 된다. 종국에 이것은 다른 것으로 창출하기 어려운 브랜드이자 기업 이미지가 된다.

홈스의 시 가운데 '늙은 철기병'(Old Ironsides)이 있다. 어느 오래된 군함이 폐선을 앞두고 있었다. 홈스는 이 소식을 듣고 한 신문에 이 시를 기고한다. 홈스는 자신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한 이 오래된 프리깃함을 무참히 폐기하는 것은 올바른 대우가 아니라고 봤다. 1797년에 취역한 이 배는 항행 가능한 가장 오래된 군함으로 남아 있다.

그리 길지 않은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그녀가 부서지느니 파도에 가라앉는 게 낫다 / 그녀의 대포는 심연을 흔들었으니 그곳이야말로 그녀를 위한 마땅한 무덤 / 성스러운 깃발을 돛대에 못 박아라 모든 돛을 펼쳐라 / 폭풍의 신에게로 가자 / 번개와 강풍을 헤치고.”

현대 기업이란 분명 온갖 숫자와 복잡한 도식, 경영용어의 집합소이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는 한 줄의 다른 표현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271>목적이 우리를 이끌 때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