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권유리, '보쌈, 새로운 연기운명'

권유리(소녀시대 유리)가 데뷔 후 첫 사극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의 호평과 내적 성숙을 통해 더욱 다양한 도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최근 권유리와 '보쌈' 종영기념 랜선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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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리는 2007년 소녀시대 멤버로 데뷔, 글로벌 인기 걸그룹 행보와 함께 2016년 OCN '동네의 영웅'을 기점으로 거의 매년 안방극장을 찾으며 배우로서 행보를 펼쳐왔다. 2019년부터는 '앙리할아버지와 나' 콘스탄스 역으로 연극무대에서도 모습을 비추며 연기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권유리의 '보쌈' 연기는 첫 사극 도전이라는 큰 의미와 함께 현대극 여주인공 모습으로 이어오던 캐릭터 필모그래피 측면에서도 새 전환점이 됐다. 조선조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전개 속에서 대립 구도나 위기 돌파, 로맨스 등 각 전환점에 있어 당찬 캐릭터 면모를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표현하며 극은 물론 배우 권유리로서 호평까지 이어갔다.

사진=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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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리는 인터뷰 동안 '보쌈' 촬영 간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와 연기 호흡, 그 속에서 느낀 스스로의 다양한 생각과 포부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

-첫 사극 도전작이 종영했다. 소감이 어떤지.

▲지난해 가을부터 올 여름까지 '수경'을 연기하며 많이 행복했다. 현장에 나가는 날을 기다리는 감정이 컸는데 생각하니 서운하다. 현대극과 기본 흐름은 같지만 사극의 배경이 되는 헤어나 의상, 장소 등이 주는 색다른 매력과 몰입도가 있음을 느꼈다.

-'배우 권유리'로서의 인기도 상당했다. 성과를 예상했는지.

▲제작진은 예상했을지도 모르겠다(웃음).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소재도 흥미롭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던 터라 대중도 흥미롭게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작가와 소통을 더하며 수경을 좀 더 섬세하게 이해하고 표현하려 했다. 섬세한 고증을 배경으로 대본과 함께 단순하게는 '옹주자가'라는 언어표현부터 다양한 부문에서 노력했을 따름이다. 현장에서 함께 고생해주신 모든 분께 보답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사진=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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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옹주 수경 캐릭터도 기존과는 좀 달랐다. 배역을 선택한 배경은.

▲앞서 말했듯 평소 캐릭터 선택할 때 제가 매력을 가미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자신감이 있다면 결정하곤 하는데 '보쌈' 속 수경캐릭터가 그랬다. 타이틀과 함께 '보쌈꾼 바우가 옹주 수경을 잘못 보쌈해서 벌어진 운명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로그라인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수경 캐릭터가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성장형 인물이라는 점에서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권석장 감독님과의 호흡도 궁금했다.

-스케줄이 중복됐던 것으로 안다.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연극무대와 사극 지방 촬영을 병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선택했다. 체력적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연극 무대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와 사극을 통한 새로운 배움이 모두 존재해 심적인 행복이 커서 좋았다.

사진=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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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옹주 수경을 표현하는 핵심은 어디에 뒀는지.

▲모든 캐릭터 연기가 그렇지만 수경 캐릭터가 지닌 심도 있는 고민과 서사를 어떻게 잘 보여줄 것인가를 깊이 고려했다. 대본을 집중적으로 이해하며 수경 캐릭터로서의 성향은 물론 어투나 어휘, 자세들을 가다듬으며 구체화해 나갔다. 물론 수월치는 않았다. 무거웠던 가채부터 익숙하지 않은 의상, 표현이 처음에는 생경했다.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고자 쉬는 시간에도 스타일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는 노력 가운데서 캐릭터 몰입도도 높아지고, 점점 더 익숙해져갔다.

-남장에서 폭포신까지 도전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제가 문을 활짝 열고 등장해 시아버지인 이이첨(이재용 분)에게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좌상대감'이라 했던 장면이 가깝게는 생각난다. 빌런에 대적하는 통쾌함을 스스로도 느꼈다. 온갖 고초 속에서 옹주자가가 아닌 인간 수경 본연의 모습으로 성숙해가는 것을 표현하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이밖에도 폭포절벽신은 물론 감옥 앞에서 바우(정일우 분)의 서사를 알게되는 애절한 장면, 보쌈 자루에서 재갈을 물고나와 바우와 악연으로 부딪치는 첫 장면 등 초반에 만들어진 명장면들 모두가 기억난다.

사진=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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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바우 역), 신현수(이대엽 역) 등은 물론 신동미(조상궁 역), 이준혁(춘배 역), 아역배우 고동하(차돌 역) 등 여러 배우와 호흡했다. 소회는.

▲우선 정일우·신현수 배우와는 또래라 그런지 수다나 식사, 고민 등 일상적인 호흡까지도 잘 맞았다. 서로 의지하면서 현장을 즐기고 신을 만들어나갔다. 특히 정일우 배우는 사극 경험이 많은 선배로, 사극이 지닌 특징과 현장 경험을 많이 공유해줬다. 감사하다. 극 중 제 오른팔 격인 조상궁 역의 신동미 언니에게는 인간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권석장 감독과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인간 권유리로서 지닌 고충을 편안하게 들어주는 언니의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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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선배는 여러 작품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를 본 터라 호흡 맞추는 것만도 즐거웠고 배움의 기회가 됐다. 전문가급 현장 사진을 거듭 찍어주셔서 저를 비롯한 배우의 인스타그램이 채워지기도 해 뜻깊다. 고동하 군은 잠이 많은 아이라는 것 빼고는(웃음)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힘이 있었다.

-평소 명랑소녀 이미지와는 다른 단아한 매력을 폭넓게 전했다고 본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다행스럽게 잘 어울린다는 말들을 정말 많이 들었다. (소녀시대) 멤버들은 '넌 조선에서 태어났어야 했어'라며 극찬을 해주기도 했다.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덕에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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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옹주 수경과 권유리의 싱크로율을 얼마나 되나.

▲처음에는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닮은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본인 의견을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깨닫고 성장하는 캐릭터가 가장 닮은 것 같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지킬 것을 지키는 와중에 사람 챙기는 것과 고운 심성이 닮지 않았을까.(웃음)

-드라마 '보쌈'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인간 권유리에게도 성장할 계기를 남긴 작품으로 아주 오랫동안 기억될 듯하다. 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도전과 함께 어려운 것을 단순히 혼자만의 고민으로 두지 않고, 모두와 함께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터닝포인트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많은 분의 믿음 속에서 스스로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 크게 남는다. 작품과 캐릭터, 동료들과 함께 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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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일상이 바뀐 부분이 있나. 현재 권유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연기 활동보다는 나이대에 따라 '삶의 가치관'과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아지고 바뀌는 듯하다. 빛나는 지난 시간을 콤팩트하고 바쁘게 보내면서 오늘의 저를 잘 찾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함께 해준 팬과 멤버, 회사 식구 모두에게 고맙다. 이런 생각은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좋은 사람과 작업을 충실히 임하면서 대중에게 비쳐지는 연예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권유리의 '열일 원동력'은 무엇인가. 배우로서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대중이 주신 사랑과 관심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칭찬해주시는 대로 더 멋진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어진다. 또 함께 작업했던 스태프나 회사 식구들, 배우들, 멤버들이 보내주는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것도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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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도전하고 공부하며 새로운 면모를 다지는 다채로운 매력의 사람이 되고 싶다. 어느 순간 제 자신이 작게 여겨질 만큼 아프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그 또한 경험이다. 첫 사극 도전이었던 '보쌈'이나 연극 첫 무대 때처럼 매 순간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 좋은 동료분들을 만나며 나만의 색을 더욱 다채롭게 구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기 부분 외에 소녀시대 완전체 등 가수로서 컴백 계획은 있는지.

▲멤버 각자 분야에 열심히 하고 있어서 힘을 받고 있다. 각 멤버의 매력을 소녀시대로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은 무대와 음악으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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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계획은.

▲리뉴얼 시간을 가졌던 제 웹콘텐츠 '유리한 식탁'을 시즌2로 선보일 것이다. '율셰프' 모습으로 많은 게스트와 좋은 레시피를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의 대본이 들어와서 검토하고 있다. 좋은 기회로 찾아뵙겠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