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인공지능(AI)서 지역산업 육성 해법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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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인공지능(AI)서 지역산업 육성 해법을 찾다

인공지능(AI) 기술 진화와 양질의 데이터가 융합돼 만들어 내는 신세계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실제 사람처럼 말하고 각종 교육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AI 강사'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휴먼의 활용 범위가 에듀테크 산업으로 확장하면서 나타날 결과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는 AI 기반 음성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인간만큼 자유자재로 랩을 구사하는 'AI 래퍼'도 탄생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AI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들이 AI 산업 육성을 주요 국가전략으로 삼는 것은 AI가 바이오헬스, 반도체, 국방,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이기 때문이다. 지역산업 육성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해법도 AI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산업기술로서 AI의 중요한 역할과 달리 국내 기업의 AI 도입은 부진한 편이다. 올해 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한 'AI에 대한 기업체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 기업체의 3.6%만 AI 기술과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이 대부분(91.7%)을 차지했으며, 업종별로는 서비스업(55.6%)과 제조업(36.1%) 중심이었다.

AI 기술 도입 효과는 매우 양호하다.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체의 77.8%는 경영 성과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도입 후 기업 매출액은 평균 4.3%, 인력은 평균 6.8%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은 '의료·건강'(31.4%) 산업에 가장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뒤를 이어 '교통'(19.4%), '통신·미디어'(15.3%), '물류·유통과 제조'(10.4%) 순이었다.

한편 AI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기업 수요에 맞는 AI 기술 및 솔루션 부족'(35.8%)이 꼽혔다. 이에 따라 기업 수요에 맞는 AI 기술 개발과 테스트베드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같은 기업체들의 수요에 기반을 둔 지역산업 육성 시책이 지난 5월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충북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개소식을 연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을 위한 솔루션 개발 '실증랩'이다.

총면적 261㎡ 규모의 실증랩은 특화 산업 관련 기업에서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가공·학습하고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수요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보호를 위해 물리적 보안시설과 각종 보안시스템을 철저하게 설계·구비했다.

지역 안팎의 AI 기업들은 그동안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확보가 어렵던 산업 현장 데이터를 학습·활용해 AI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토대로 신시장 개척에도 나설 예정이다. AI 개발 컨소시엄은 AI 융합기술 구현을 위한 데이터 진단 컨설팅과 데이터 수집·가공 등을 지원하며, 데이터 학습과 알고리즘 개발 및 실증 작업을 수행한다.

충북 지역 내 바이오헬스 산업과 스마트 정보기술(IT)부품 산업 분야의 총 12개 수요기업들은 총 7500여만건과 2만5000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구축해 왔다. 이 양질의 데이터는 공급기업들이 실증랩 안에서 AI 융합 솔루션 개발에 활용하게 된다. AI 융합 실증랩 운영을 통해 올해 약 3000만건(바이오헬스 산업 추가 데이터 14.6GB, 스마트IT부품 산업 추가 데이터 4.3TB)의 데이터 확보가 목표다.

수요기업들의 AI 솔루션 실증 세부 과제가 실현되면 지역특화산업 육성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설비관리 효율화, 제품 품질 제고, 제조 비용 절감으로 생산성은 3% 이상 높아지게 된다. 매출 증대,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 성과도 기대된다.

얼마 전 과기정통부는 국내 AI 기술과 산업 발전의 촉진제가 될 AI 학습용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미흡하던 '데이터 개방 등 AI 인프라 구축'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한국형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이 국가 디지털 대전환의 시금석이 되길 희망한다.

노근호 충북과학기술혁신원장 rohkh@cb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