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비 필요한 중국의 'AI 굴기'

[사설]대비 필요한 중국의 'AI 굴기'

중국 인공지능(AI) 산업이 오는 2025년이면 7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AI 산업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AI 굴기가 궤도에 올랐다며 우리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AI 산업 규모는 지난해 1500억위안에서 연평균 26.8% 성장, 오는 2025년에는 4500억위안(약 77조364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통과된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규획 및 2035년 장기 목표'를 통해 2035년까지 완성할 7대 첨단 과학기술 가운데에서 첫 번째로 AI를 꼽았다. 중국은 이미 도시 인프라, 의료, 제조,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 AI 굴기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정부는 이미 강력한 의지를 재차 천명한 상태다. 2030년까지 세계 1위의 AI 강국을 목표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빈말로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의지뿐만 아니라 여러 부문에서 비교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빅데이터 경쟁력이다. 사회주의 국가 특성을 십분 활용, 인권 침해라는 비난에도 무차별적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개인 실명 데이터까지 수집하고 있다. 'AI 원료'로 불리는 빅데이터는 다른 나라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경쟁 요소다. 게다가 14억 인구에 기반을 둔 거대시장까지 갖췄다. 중국에서 성공하면 세계 시장을 쉽게 넘볼 수 있다.

긴장해야 한다. 중국만의 강점에다 우수 인재만 갖춰진다면 AI 굴기는 결코 망상이 아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인용된 세계 AI 논문 가운데 20.7%를 차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 AI 기술 수준은 지난해 기준 미국(100)의 85.8%로, 유럽(89.5%)에 이어 3위다. 한국은 미국 대비 80.9% 수준이다. 중국은 AI 분야 후발 주자였다. 정부가 앞서고 민간이 뒷받침하면서 단숨에 AI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과감한 규제 개혁과 함께 AI 산업 육성을 위해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인프라가 중요하다. AI 기반 자원을 갖추는 데 정부와 민간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 AI 굴기로 신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에 종속되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