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정글]<4>성종형 종달랩 대표 “동대문 부자재 시장의 IT 돈키호테”

성종형 종달랩 대표
성종형 종달랩 대표

동대문 의류시장의 밤은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서울을 만든다. 자정이 되면 개미굴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동대문 의류시장에는 만드는 사람부터 파는 사람, 사는 사람까지 전국 20만명의 의류 관련 종사자들로 북적인다. 이곳의 핵심은 단연 원단 같은 원부자재다, 성종형 종달랩 대표는 옷과는 아무 관련 없는 '패알못' 개발자였다. 종달랩 시작은 개발자 특유의 촉이었다.

성 대표의 처제가 동대문에서 16년 정도 일을 한 디자이너다. 우연히 처제가 하는 일을 돕게 되면서 원부자재 유통을 처음 알게 됐다.

그는 “온라인으로 판매해 보자고 단순하게 물어봤는데, 처제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역으로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제의 판단은 옳았지만 성 대표의 확신은 이보다 컸다.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입 삼촌'으로 불리는 유통업자들 중심으로 오랜 시간 견고하게 유지됐던 동대문 시장에서 온라인 유통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쉽게 보이지 않았다.

그는 “2016년 회사를 만들고 2018년까지도 시장에서의 반응이 적었다. 지속적으로 시장 요구를 배워야 했다”며 “이를 토대로 앱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팀원들과 같이 노력하면서 매출이 점차 늘어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종달랩은 패션 부자재를 이미지 기반으로 빠르게 데이터베이스(DB)화 하고 인공지능(AI) 이미지 검색 기술로 DB화된 정보를 고객 요청에 따라 검색,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고객 구매정보까지 취합해 생산공장, 전매 단계에서 구매하여 제공할 수 있는 공급망까지 갖췄다. 단순 판매가 아닌 고객 분석, 고객 맞춤 서비스 및 유통구조 개선을 하나로 묶어서 오프라인을 대체한 것이 종달랩의 경쟁력이다. 종달랩은 올해 온라인 거래건수 1만4000건, 오프라인 공급망 200개를 확보할 만큼 시장 반응도 180도 달라졌다. 중소기업벤처부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KOTRA 글로벌 스타트업300에 선정됐고 무엇보다 중기부 창업도약기기업 지원 사업 '정글프로그램' 선정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해 사업 고도화 및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부자재 시장에서 엄두를 쉽게 내지 못했던 원단 아이템을 추가하고 재고관리를 위한 창고 시스템까지 고도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 패션산업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노동집약적인 패션 부자재 분야를 온라인 디지털화함으로써 동대문 지역 경제가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면 저희는 아마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쉽지 않은 분야에 필요성 하나만으로 뛰어들었다. 종달랩은 우리 패션 부자재 산업에 돈키호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