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넷플릭스 일본 OCA와 연결...'데이터트래픽 폭증에도 망 이용대가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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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일본 넷플릭스 서버에 통신망을 연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미국 넷플릭스 서버 연결로 폭증하는 데이터트래픽 비용을 수용하는 데 한계에 봉착, 추가적인 넷플릭스 전용 망 용량과 전송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KT 역시 넷플릭스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통신사의 넷플릭스 데이터트래픽 수용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합당한 망 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 도쿄에 위치한 넷플릭스 '오픈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와 망을 연동, 콘텐츠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

KT는 일본 해외망 구간에 넷플릭스가 자체 구축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OCA를 위한 추가 채널을 할당했다. 기존 KT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새너제이에 위치한 넷플릭스 서버와 망을 연동했지만 일본 망 연동으로 데이터 전송거리가 짧은 안정적 전송경로를 추가 확보하게 됐다.

KT는 미국과 연결하는 망으로는 넷플릭스 관련 데이터 트래픽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게 일본 OCA와 추가 연동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국회와 통신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데이터 트래픽이 3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지난해 IPTV를 통해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데이터 트래픽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다만 KT 망과 일본 OCA 연동은 폭증하는 넷플릭스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양사는 망 이용대가 협상을 타결하지 않은 채 우선 망을 연결했다. 이에 따라 KT는 넷플릭스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KT는 넷플릭스와 소송전을 벌이는 SK브로드밴드와 사실상 유사한 망 연결 구조와 갈등 요소를 남겨두게 된 것이다.

KT 역시 일본 OCA에서 한국까지 구간을 오롯이 자체 비용으로 처리한다. 넷플릭스 가입자와 콘텐츠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망 확장·운영에 대한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다.

KT도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지속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KT가 IPTV에 넷플릭스를 출시할 당시 양사는 부가통신사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발효 이후 법안을 준수하며 계약 전반에 대해 추가협상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KT는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내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KT가 SK브로드밴드와 유사한 망 연결구조를 확보한 만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소송전 결과가 KT와 넷플릭스 망 이용대가 협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OCA 간에 직접 망을 연결하는 경우(직연동) 유상이라고 판시, 망 이용대가를 요구할 유리한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넷플릭스 데이터 트래픽이 일본 OCA 연동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증할 경우에는 KT와 넷플릭스 간 새로운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의 데이터트래픽 증가에도 이용자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OTT 사업자들이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넷플릭스 트래픽이 증가함에 따라 연동점이 추가로 필요해 일부 트래픽을 일본 OCA와 접속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CP에 대한 자세한 망 연결 현황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