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영앤영, 코로나 백신 접종 인원 15% 높이는 주사기 개발

닥터스영앤영이 개발한 한국형 연속 백신분배형 주사키트 백코시스템(VacKoSystem)의 카트리지를 백신 바이알에 결합해 최소 잔여형 주사기로 약물을 추출하는 모습. (사진=닥터스영앤영)
닥터스영앤영이 개발한 한국형 연속 백신분배형 주사키트 백코시스템(VacKoSystem)의 카트리지를 백신 바이알에 결합해 최소 잔여형 주사기로 약물을 추출하는 모습. (사진=닥터스영앤영)

닥터스영앤영(대표 윤지영)이 기존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잔여주사형(LDS) 주사기보다 1바이알(병)당 접종 인원을 최대 15% 늘릴 수 있는 백신용 주사기 키트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회사는 '백코니들'과 '백코어댑터'로 구성된 한국형 연속 백신분배형 주사키트 '백코시스템(VacKoSystem)'을 개발, 선보였다.

기존 주사방식은 반복해서 주사 바늘을 삽입해 소분하다보니 주사액 추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웠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의료진 숙련도에 따라 바이알당 추출 시간이 5~10분 정도 소요된다. 또 일회용 주사기를 고무로 된 바이알 뚜껑에 6~12회 반복 삽입하면서 바늘 끝에 병뚜껑 미세입자나 이물질이 혼입될 위험성이 있었다.

대량 접종시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아져 찔림 사고 가능성이 높아지고 바이알과 주사기 내부에 남은 약물 잔량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있었다.

백코시스템은 주사액 추출 시간을 숙련도와 상관없이 1분 정도로 단축시킨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바늘을 반복해서 찌르는 과정이 생략돼 이물질 유입을 차단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인다. 반복 동작에 따른 의료진 스트레스를 줄여 찌름 사고를 예방하고 바이알 내부에 약물 잔량이 거의 남지 않아 환경오염도 최소화한다.

경제 이점도 있다. 바이알로 기존 LDS 주사기 대비 15% 정도 더 많은 인원을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의 경우 1회분(기존 6회분→7회분), AZ는 2회분(기존 12회분→14회분) 늘릴 수 있어 백신과 주사기 부족 사태에 도움을 줄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닥터스영앤영은 약물전달시스템(DDS)을 전문 개발하는 의료벤처기업으로 2019년 성형외과 전문의 윤지영 영앤영성형외과 원장이 설립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주사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백코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닥터스영앤영, 코로나 백신 접종 인원 15% 높이는 주사기 개발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으면 백코시스템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8월 중순부터 주사침 일체형을 먼저 출시하고 분리형은 올해 말부터 보급할 예정이다.

이달 말 대규모 접종이 시작되는 모더나 백신용 백코시스템도 개발 완료 단계다. 제약사마다 1회당 접종 용량과 접종 가능 인원이 달라 바이알 홀더 패키지도 각 제조사에 맞게 구분해 현장에 지급하는 게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혼선을 방지할 구체적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생산은 주사기 전문 제조기업 동방메디컬이 맡는다. 동방메디컬은 바이알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홀더와 어댑터 패키지 키트를 생산한다.

닥터스영앤영 관계자는 “백코시스템은 단기간에 다수 접종이 요구되는 팬데믹 상황에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돼 백신 접종률이 낮은 동남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국가에도 순차 공급할 계획”이라며 “아직 접종이 시작되지 않은 소아와 성인이 1바이알에서 최대 접종분을 확보할 수 있는 키트 개발도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