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가상자산 7개 중 6개 '유의' 이하..."사업 현실성 부족" 혹평

가평원 '1호 가상자산 평가 보고서' 공개
엠블, 모빌리티 산업 관련 데이터 수집
2-3-4차 산업 연결...유일하게 '보통' 등급
픽셀·피카, 최하위 평가 '경고' 받아

가상자산가치평가원(가평원)이 공개한 국내외 가상자산 평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절반 이하 프로젝트가 10점 만점에 2점대 이하 혹평을 받았다. 픽셀(PXL)은 총점 기준 1.8점을 기록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고 피카(PICA)와 엔엑스티(NXT)도 각각 총점 2.0, 2.8점을 받았다.

엔도르프로토콜(EDR)과 링엑스플랫폼(RingX)은 각각 3.4점, 아하토큰(AHT)은 4.0점을 받았으며 엠블(MVL)이 5.36점으로 이번 평가 대상 가상자산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 가평원 평가 보고서 창간호에는 지난달부터 진행된 10개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 중 양질이라고 판단된 7개 보고서가 우선 공개됐다. 가평원은 상장이 계획된 가상자산과 이미 상장이 이뤄진 가상자산에 대해 평가를 지속하며, 정기적으로 가상자산 평가가 포함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기획]가상자산 7개 중 6개 '유의' 이하..."사업 현실성 부족" 혹평

◇엠블 5.36으로 최고점…메인넷 출시 지연 등 기술 보완은 숙제

평가가 진행된 가상자산 중에서 엠블이 5.36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2차 산업(제조업), 3차 산업(서비스업), 4차 산업(블록체인)까지 연결하는 신선한 시도라는 측면과 주로 동남아에서 사업을 추진 중으로 투자유치 및 협업에 대한 사업 추진 역량이 상당한 수준으로 보인다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2013년부터 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해온 이지식스 자회사인 엠블의 프로젝트는 MVL 애플리케이션(앱)을 중심으로 MVL 생태계 참여자에게 자동차 관련 서비스 제공을 중심으로 상호 연결해 신뢰 기반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MVL 모빌리티 생태계와 토큰 이코노미는 현재 구현돼 있지 않은 상태며, MVL 인센티브 프로토콜(MVP)이 적용된 타다(TADA) 이코노미를 통한 라이드헤일링 플랫폼을 싱가포르,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서비스 중이다. 비즈니스 모델 최적화를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엠블 토큰은 지난 2018년 12월 후오비코리아에 최초 상장 이후 2019년 8월 바이낸스 DEX(BNB)거래소, 2020년 10월에는 업비트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 중이다.

전통적인 모빌리티 산업은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보험사기, 중고차매매, 운송사업 이용시 불편함, 차량 수리시 불합리한 지불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분야로 여겨져 왔다. 엠블 프로젝트는 마이데이터와 같은 개념으로 참여자가 데이터 주체성을 확립,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추진하려는 시도다.

보고서는 “구축된 생태계 내에서 MVP와 MVL 간 거래와 포인트 획득 및 이용에 따라 누적되는 데이터, 데이터 안에서 평가로 생태계 개별 주체들이 스스로 자정 작용으로 건전한 생태계를 이루려는 방향은 분산경제체계를 위한 핵심”이라며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의 참여와 데이터 수집, 정량적이며 타당한 평가와 메인넷을 기반으로 MVP와 MVL의 체계적 교환 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모빌리티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빠르게 추진 중이지만,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추진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태계 핵심인 메인넷 출시 지연, 국내에서 사업 추진이 '구름대리' 이외에 없다는 점 등으로 생태계 안착에 많은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총평이다.

◇7개 가상자산 중 '유의' 이하 프로젝트가 6개

평가 총점을 기반으로 매긴 등급 '경고-유의-보통-안전-매우안전'에서 보통 이상을 얻어낸 프로젝트는 엠블이 유일했다. 이 중 픽셀과 피카 프로젝트는 2.0 이하 점수를 받아 '경고' 등급을 받았다.

픽셀은 만화와 웹툰 등 콘텐츠 창작자와 사용자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프로젝트다. 2019년 토큰 발행과 더불어 창작자 생태계 지원을 위한 앱을 출시했다. 픽셀 측에 따르면 3년 동안 총 3500만명 사용자와 8000명 창작자가 참여했다.

그러나 픽셀토큰과 인센티브 시스템 연결을 위해 발행된 '픽쳐토큰'과 '엘리먼트토큰'이 공개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인센티브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는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기존 콘텐츠 플랫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독창성과 창별성이 부족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제시되지 못한 측면도 비판받았다.

또 재무구조와 운영 리포트가 공개돼 있지 않아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어렵고, 현재 콘텐츠가 웹툰과 캐릭터 이미지 컷 등으로 구성돼 있어 이용 연력층이 제약될 것으로 평가 받았다. 특히 사업관리(각 0.5점 만점) 평가 지표에서 '코인 구성 및 단계적 발행계획' 0.1점, '사용자 유지 및 서비스 확대 방안' 0점, '홍보 방안 및 비전 제시'에서 0.1점을 기록했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미술계 작품을 토큰으로 공동 소유하려는 피카 프로젝트는 '사업이 이론 상에 그치고 있으며 실제 가상화폐를 통해 구축하려는 생태계가 매우 제한적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구체적인 실현성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래 그래프 상의 시세 폭등 역시 사업관리 측면에서 역량 부족으로 지적됐다. 피카 시세는 올해 4월 1일 기준 코인 1개당 698.9원까지 치솟았으나 폭락을 거듭해 2주 만에 200원대로 하락했다. 6월 기준으로는 17원대까지 떨어져 최고점 대비 40분의 1 토막이 났다.

보고서는 “생태계 측면에서 구체적인 설명도 없고 생태계의 범위나 구성과 분야별 연관성이 부족하며, 다른 토큰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그래프 상의 전형적인 시세 폭등과 이후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으로 볼 때 현실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