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금융감독 개편' 뒷전... '사모펀드·DLF' 등 소비자 손실 눈덩이…"차기엔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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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때부터 논의…번번이 무산
키코·DLF 사태 등 겹겹이 문제 발생
이용우 "영국식 쌍봉형 모델 도입" 주장
윤창현 "연이은 감독 실패…개편 필요"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는 당국이 감시업무 소홀로 수천억원대 부실펀드 피해를 키웠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다. 특히 라임 옵티머스 사태로 수많은 금융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차기 정부에서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대선 정국에서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가 오간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제18대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아우르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을 검토했다. 금융기관의 진흥, 감독, 소비자보호 기능이 한 곳에 있어 독점하는 체제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금융정책, 금융감독,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의 금융감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의 공약 싱크탱크였던 민주당 더미래연구소도 관련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도 금융감독 조직 개편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문제가 겹겹이 터졌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사태부터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사태,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까지 이어져 소비자 손실이 수조원 이상으로 발생했다. 여기에 최근 주목을 받는 '가상자산' 주무부처 논란도 이어진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로 미루다 결국 국무총리실이 교통정리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소 감독 책임을 은행으로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현재 금융위는 금융산업 진흥 정책과 동시에 감독 업무를 하고 있다. '액셀과 브레이크 기능'을 한 곳에서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금융감독원이 있으나 공식 정부 부처는 아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
<이용우 민주당 의원>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현행 시스템을 앞으로 '쌍봉형(Twin Peaks)' 조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과 호주에서 채택하고 있는 모델이다. 영국은 금융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감독기관인 금융행위감독원(FCA)과 금융기관 건전성을 규제하는 기관인 건전성감독원(PRA)으로 이원화해 운영한다. FCA는 금융기관의 소비자보호 및 영업행위 등을 규제하고, PRA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건전성 감독을 수행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감독체계 개편에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 윤 의원은 지난 7일 '금융감독과 금감원 혁신, 그리고 금융감독체계의 전면적 개편을 위한 5대 과제'를 발표했다. 금감원 혁신을 위해 △금감원 내부통제를 포함한 감독체계 혁신 △금감원장의 금융위 위원 겸직 제한 △금감원에 대한 의회 모니터링 강화 △금융 민원처리 패스트트랙 도입 등 금융소비자 권익 향상 △금융감독체계 전면적 개편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우선적으로는 감독기구 내부 혁신이 돼야 하고, 계속해서 방향을 잡고 논의해야 하는 것은 감독체제 개편”이라며 “금융위는 가상자산도 자신들 소관이 아니라고 하고 있다. 갖고 있는 권한도 제대로 못 쓰는 등 새 산업에 적응이 안 된다면 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연이은 금융감독 실패 사례들이 체제 개편 필요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