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베스트샵, 8월부터 '아이폰' 판매... 모바일 인력 보존·가전 분야 시너지 기대

하이프라자, KMDA와 상생협약 체결
내달 중순부터 150여곳 매장서 판매
아이패드-애플워치 등 포함..AS 제외

LG 베스트샵 강남본점
LG 베스트샵 강남본점

LG베스트샵이 내달부터 애플 아이폰을 판매한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기존 모바일 담당 영업 인력에 대한 고용을 유지하고 아이폰 구매 고객 매장 방문에 따른 가전 분야 마케팅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애플은 오프라인 판매망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전국 400여개 LG베스트샵을 판매 거점으로 활용,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전망이다.

LG베스트샵은 8월 중순부터 150여곳 매장에서 아이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등도 판매한다. 사후서비스(AS)는 제공하지 않는다.

당초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LG베스트샵이 애플 아이폰 판매를 검토하자 이동통신 유통점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2018년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와 맺은 동반상생협약에 위배되는 행위로 영세 판매점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LG베스트샵 운영사 하이프라자는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KMDA와 재차 협의에 돌입, 단계적 사업 추진과 상생 프로그램 발굴 등을 조건으로 합의점을 도출했다.

하이프라자는 우선 전국 LG베스트샵 가운데 절반 이하에서 아이폰 판매를 시작하고 향후 상호 협의를 거쳐 판매 매장을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다양한 상생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김종용 하이프라자 대표는 “상생 협약을 계기로 국내 통신기기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고객 만족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베스트샵은 LG전자 스마트폰 대신 애플 아이폰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모바일 관련 판매 매출 일부와 담당 인력을 상당 부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장 기대 효과가 큰 분야는 가전과의 마케팅 시너지다. 젊은 소비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폰과 영업 공간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LG전자 가전 이미지를 개선하고 잠재 고객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LG베스트샵을 거점 삼아 국내 시장에서 LG전자 스마트폰 빈자리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애플이 국내에 운영하는 공식 매장은 가로수길과 여의도점 두 곳이다. 개별 브랜드로 운영되는 공인 리셀러 매장 이외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전국 단위 오프라인 영업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입장이 다소 난처해졌다. 같은 안드로이드 계열인 LG전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애플이 국내 판매망을 확충함에 따라 적지 않은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베스트샵 역시 이동통신 유통점과 갈등이 불씨를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다. KMDA와 상생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실제 유통망 종사자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유통망 관계자는 “영세 판매점 의견과는 별개로 협회 차원에서 협약이 강행됐다”며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나 대상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