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주자 난타에 시작부터 암초 만난 임대차 3법 재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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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1호 공약 '주택 국가찬스' 발표
윤석열·유승민·박진 등 '법안 폐기' 공세
정부, 법안 손질보다 안착에 무게중심
여야, 대선 앞두고 힘겨루기 전개 전망

더불어민주당이 임대차 3법 재·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들의 공세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야권 주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임대차 3법을 지목하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재·개정보다는 안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여야간 임대차 3법 힘겨루기가 전개될 전망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1호 공약 부동산 대책인 주택 국가찬스를 발표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1호 공약 부동산 대책인 주택 국가찬스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1호 공약으로 부동산 대책인 '주택 국가찬스'를 발표하며 “국가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줘야 한다. 내집이 있는 삶을 꿈꾸는 국민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밝힌 원 지사의 부동산 공약은 △반값 주택 정부 공공투자 지원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 양도세 현실화 △임대차 3법 즉각 폐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원할 때 주택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해 부동산 시장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지난해 7월 통과, 1년이 지나고 있는 임대차 3법을 정면 조준했다. 원 지사는 임대차 3법으로 전문가들이 우려하던 전세난민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민 여론을 바탕으로 국회를 설득해 법안 폐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대차 3법은 민주당이 세입자 주거 안정성 강화를 취지로 법안 발의 3일 만에 속전속결로 단독처리한 법안이다. 전·월세 계약을 한차례 연장하고, 임대료 인상 폭을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신규 계약에서 임대료를 크게 올리는 등 부작용으로 전셋값을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원 지사 이외에도 다수의 야권 대선 주자들은 임대차 3법 폐지를 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주요 이슈로 거론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승민 전 의원, 박진 의원 등 야권 대선주자들은 민주당의 임대차 3법 졸속 처리를 문제 삼으며, 법안 폐기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28일 있었던 홍남기 부총리의 부동산 관련 대국민 담화 이후 비판 강도를 키우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임대차 3법 보안을 위해 계약 갱신에 이어 신규 계약에도 임대료 상승폭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을 준비 중이다. 임대차 3법의 약점을 인정했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을 규제 강화로 잡은 셈이다. 반면, 정부는 현행법의 우선 안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고 있어 시작부터 혼선을 예고하고 있다. 4·7 재보선 당시 임대차 3법 완화를 두고 발생한 혼란이 대선 정국에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양새다.

당 내부에서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 재·개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야권이 주장하는 임대차 3법 폐지에 동조할 순 없지만,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법안에 손을 대는 것은 무리수라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임대차 3법 재·개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임대차 3법 교훈은, 큰 영향을 주는 법안일수록 순작용뿐만 아니라 부작용까지 예측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법안이야말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처리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