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티맵, 대리운전 '중기적합업종' 심판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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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 26일 대리운전업 첫 회의
앱 이어 전화콜 시장 진출하며 갈등
조정협의체 구성…최장 1년간 협의
전문가 "완전 철수…현실적 불가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는 난관에 부닥쳤다.

대리운전 서비스는 VCNC가 사업을 중단한 '타다 베이직'과 달리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법적 논란은 없지만 영세사업자의 시장 퇴출을 가속한다는 지적에 직면했다. 양사가 대리운전 애플리케이션(앱) 호출에 이어 전화콜 시장에까지 진출하면서 대리운전사업자(콜센터)와의 갈등이 커져 발생한 후폭풍이다. 최악의 경우 사업 철수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등으로 조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오는 26일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VCNC는 '타다 대리'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빠졌다.

콜센터로 구성된 대리운전총련은 이보다 앞서 지난 5월 말 동반위에 대리운전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가 스마트폰 앱 기반의 대리운전 호출뿐만 아니라 전화콜 시장에 직간접 진출하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대리운전 중개 프로그램 2위 업체 CMNP에 이어 최근 대리운전 전화콜 1위 '1577 대리운전'을 사들여 신설법인 케이드라이브로 사업을 이관했다.

시장 후발주자 티맵모빌리티도 법인대리 전문업체 '굿서비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시간제 수행기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버틀러', 중개 프로그램사 '콜마켓'과 협업하는 등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대리운전총련은 조정협의체를 통해 대기업에 대리운전 시장에서의 철수를 요구할 계획이지만 완전한 사업 철수 권고가 나올 공산은 적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016년부터 시장에 진입, 벌써 5년 동안이나 사업을 영위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리운전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의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플랫폼' 사업의 핵심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두 회사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고려하더라도 완전한 사업 철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전화콜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준의 합의를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물론 해당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더라도 이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기업이나 투자한 회사 지분의 매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사들일 정도로 기존 중소 대리운전사업자들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동반위는 적합업종 신청일로부터 최장 1년 동안 조정 협의를 진행한다. 내년 5월 말이 기한이지만 동반성장위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0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조정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동반위는 대리기사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실태조사도 나설 계획이다. 또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중재를 위해 학계 전문가를 조정협의체에 초빙, 의견도 참고할 예정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조정협의체를 구성하는 건 맞지만 일정이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신규 대기업 진입 금지, 기존 사업자들의 사업 확장 자제나 사업 철수 등의 합의권고가 내려진다. 합의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지금까지 불이행한 기업이 없다.

합의권고안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중소벤처기업부에 사업조정 신청이 이뤄진다. 사업조정도 권고 사항이지만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명령을 내려 강제력이 동원될 수 있다.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