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41〉올림픽과 미디어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우리에게 감동과 환희,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선사한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양궁, 배구, 근대5종, 펜싱, 탁구, 배드민턴, 육상 등 우리나라 선수는 물론 각국의 올림픽 참가자들이 보여 준 스포츠 정신과 열정은 오랫동안 우리 마음속에 남게 될 것이다.

매 순간이 한 편의 극 작품인 올림픽은 미디어산업에서 그야말로 빅이벤트다. 감춰 뒀던 기술과 편성 전략 등을 보여 줄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이전 올림픽 중계에서 보였던 구태로 말미암아 아쉬움이 너무 컸다는 게 중론이다. 가장 인기 있고 시청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 경기를 3사가 차별 없이 중계, 전파 낭비에다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변한 것이 있다면 국내에서도 이번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TV를 넘어 스트리밍으로 다양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가 중요한 매체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TV로부터 모바일 기기로 미디어 소비 중심축 이동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올림픽의 미디어 소비에 대한 온전한 통계와 분석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기사를 종합하면 TV 시청률 급락과 스트리밍 급상승이 핵심이다.

미국은 TV 중계를 담당한 NBC가 2016년 리우올림픽과 비교해 TV 시청률은 엄청나게 하락(45%)했다. 특히 주시청 시간대에서는 더 크게 하락(51%)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것은 디지털 플랫폼과 스트리밍을 통한 시청은 급상승한 것이다. 특히 NBC·컴캐스트가 주력하고 있는 피콕의 스트리밍은 올림픽을 계기로 시청자의 주목을 크게 받았다.

올림픽 첫 주간에 1억명 이상의 사용자가 올림픽 디지털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했고, NBC가 제공하는 모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25억분 스트리밍을 시청했다. 이는 2018년 평창올림픽 때보다 77% 증가한 것이다. 또 주 사용 시간에서 피콕은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5년 동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 스트리밍 시청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급격한 시청 행태 변화가 올림픽으로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다. TV 시청률은 급격하게 감소했지만 전체 시청은 늘어났고, 시청 패턴 파편화는 더 심화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기술적으로도 많은 진보를 보여 줬다고 한다. 특히 UHD 4K와 HDR, 돌비사운드 생중계를 통해 시청자는 고품질·고품격 화질과 음질의 중계에 몰입할 수 있게 됐다. 컴포넌트 기술은 이전에도 프로그램 제작 시 하나하나 적용되긴 했지만 이번에는 스포츠 경기 생중계에서 결합해 사용했기 때문에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제 고화질(HD)에서 아날로그 TV로 가지 못하듯 4K·HDR·돌비로 제공된 생중계를 경험하고 나서는 과거로 회귀하긴 어려울 것이다.

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3분의 1에 가까운 응답자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경기를 시청할 것이고,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올림픽 시청을 위한 네트워크 연결 향상을 위해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25%에 가까운 응답자는 양방향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360도 생중계 등에 대해서도 기꺼이 더 지불하겠다고 표명했다.

조사 결과는 시청자가 이제는 과거의 경험을 넘어 새로운 시청 경험을 하기 원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5G가 새로운 게임 체인저 가능성을 보여 줬다. 다음 올림픽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시청자는 자기가 원하는 경기를 다양한 디바이스로 시청할 뿐만 아니라 경기 중계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5G 이통 등 테크놀로지는 고품질 화질과 몰입형 양방향 경험을 가능케 한다.

우리에게 진정한 기쁨과 환희를 준 것은 메달이 아니라 스토리며, 기존 인기 종목이 아니라 근대5종과 같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종목이다. 젊은 선수의 패기와 열정이다. 국내에서도 시청자를 대하는 방송사업자의 태도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사업자는 이런 모든 것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시청 행태 변화와 기술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생존을 위해.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