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플라스틱 순환경제가 탄소중립 실현

“국민은 폐플라스틱을 제대로 분리수거하고 기업은 국산 폐플라스틱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지속해서 이뤄진다면 폐플라스틱 순환경제가 가능합니다.”

100% 국산 폐페트병만을 활용한 섬유제품 생산으로 최근 소방청으로부터 ESG부문 혁신경영대상을 받은 한 중소기업 대표의 말이다.

자원 절약과 재활용으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이 순환경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순환경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순환경제 가운데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분야가 바로 플라스틱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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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 비율이 높은 석유화학을 감축시켜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재생 기술 개발에 성공, 순환경제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폐플라스틱 원료를 제품화하는 '프로젝트 루프'를 시작했고, 두산중공업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수소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관련 기업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등 저탄소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섰다.

덩달아 폐플라스틱 몸값도 뛰었다.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압축 페트(PET) 가격은 1kg에 313원으로 1년 전(207원)보다 51% 급등했다. ESG 열풍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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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폐플라스틱 정책도 한몫했다. 지난해 7월 폐플라스틱 수입 제한을 골자로 한 폐기물 품목 고시 제정안이 시행된 후 내년부터는 아예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폐플라스틱 수요는 급증하는데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만으로 가능할지 여부다. 그동안 기업들은 국내에서 발생한 폐플라스틱은 재활용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로 일본이나 유럽에서 수입했다. 국산 폐플라스틱은 이물질이 섞여 있는 반면에 수입 제품은 투명하고 깨끗한 1등급 페트병이라는 인식이 높다.

2018년 기준 국내 폐플라스틱은 822만톤 발생했다. 이 가운데 558만톤(68%)만 재활용됐다. 국산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투명 페트병 제조, 깨끗한 분리수거, 재활용 기술개발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