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증 중고차' 역차별 해소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다음달 말부터 우리나라에서 '인증 중고차'를 판매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다음달 한국 홈페이지에 인증 중고차 코너를 개설할 예정이다. '모델 S·3·X·Y' 등 테슬라 모든 승용차를 취급할 것으로 보인다.

인증 중고차는 완성차 제조사가 직접 중고차를 매입·검수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사가 차량 상태와 정비 내역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기존 중고차 매매 시장을 통한 구매보다 가격이 다소 높을 수 있지만 신뢰도에 중점을 두고 인증 중고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차량 감가율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새로 진출하는 테슬라 외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등 대부분 수입차 업체가 오래 전부터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증 중고차 시장에서 정작 국산 브랜드 차량은 보기 힘들다. 2019년 말 중소기업적합업종 제한이 풀렸지만 기존 중고차 매매 업체가 여전히 반대하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 대부분이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전개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가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역차별' 받고 있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의 인증 중고차 판매 서비스가 기존 중고차 매매업체의 서비스보다 낫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중고차 매매업체는 오랫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그들만의 경쟁력을 갖췄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보다 넓은 선택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낡은 규제와 주장으로 인해 소비자 선택지를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내 업체와 달리 수입차 업체는 자유롭게 인증 중고차 사업을 벌이는 것도 이상한 모양새다.

지난 6월 여당 주도로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가 꾸려졌지만 논의에 진척이 없다고 한다. 국내 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 개선을 위해 인증 중고차 역차별 해소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