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배터리 재활용' 시장 본격 공략…'리콜' 코나 배터리 160억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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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량 2만6699대 규모 확보
희토류 수입 대체, 전략사업 육성
초기 시장 가격 설정 등 영향 전망

GS건설이 현대차가 리콜한 코나 전기차 배터리 물량 2만6699대 분을 확보하고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각종 희토류 금속을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이번 거래는 개화기를 맞은 국내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가격 등 각종 기준을 설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2월 리콜을 실시한 '코나 일렉트릭' 8만2000대 분량 가운데 국내 물량인 2만6699대의 배터리를 GS건설에 매각했다.

코나 전기차에는 64㎾h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갔다. 양측의 거래 가격은 차량당 60만원 선으로, 총 160억원이다. 국내 재활용 배터리 거래 가운데 대규모 물량에 대한 가격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거래 가격은 새 배터리 가격과 비교하면 5% 수준이다. 현대차는 GS건설 외 약 3만대 수준의 유럽 물량 등은 성일하이텍에 매각했다.

GS건설이 확보한 코나 배터리의 전체 용량은 약 1.7GWh 규모로, 약 800가구(4인 기준)가 1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와 GS건설·성일하이텍 등은 계약 조건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재사용(Reuse) 배터리로 활용하지 않고 전량 폐기한 후 재활용(Recycling) 사업만 벌인다.

GS건설은 재활용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한다.

사업의 기본 골격은 배터리팩 분해부터 배터리의 방전과 분류·파쇄·용융 등 공정을 거쳐 니켈·코발트·리튬·망간 등 유가 금속을 재생산하는 것이다. 신사업인 만큼 수거, 파쇄 등 공정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부터 코발트와 같은 금속물 생산의 제품화까지 모두가 처음이다. 여기에서 추출·생산한 각종 금속물을 이차전지 완제품 업체나 소재 업체 등에 다시 판매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알루미늄, 철 등 부산물을 재활용해서 추가 수익도 올릴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사용 후 배터리의 안전한 해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의 일환”이라면서 “국내 물량은 GS건설이 신사업으로 투자한 자회사 에네르마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거래업체와의 가격 등 계약관계는 외부에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은 지난해 1월 이차전지 재활용과 관련 사업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 연간 4500톤의 니켈·코발트·리튬·망간 등 유가 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현재 경북 포항에 전용 재활용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사업은 GS건설이 지난해 10월 설립한 자회사 에네르마가 맡는다. GS건설은 같은 해 12월 리튬이온 전지 재활용 공정 기술 사용권을 에네르마에 이전했다.

한편 성일하이텍은 지난 7월 헝가리 바토니테레녜에 연간 5만톤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전용 제2 리사이클링 공장을 완공했다. 기존 1공장과 합치면 연간 6만톤 규모의 광물과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최소 약 2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