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음식물처리기' 글로벌 선도하려면

국내 음식물 쓰레기 시장이 조만간 1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식문화 특성상 반찬 가짓수가 많은 특성 때문에 종류와 유형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냄새·소음·크기 문제를 해소한 다양한 신제품까지 가세했다.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보급률이 1%밖에 안 돼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다.

그런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일부에선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음식물 처리기는 따로 수거함에 버리기 귀찮은 소비자 수요를 간파해서 탄생한 제품이다. 이 때문인지 간편한 기기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다 보니 미인증 불법 제품까지 유통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도 해외에서 불법으로 국내에 유입되는 미인증 제품 증가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정도다.

불법 제품이 늘면서 일부 국회의원은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분쇄형(디스포저형) 제품 출시를 막아야 한다는 법안까지 내놨다. 음식물을 그냥 갈아서 하수구에 배출하는 소비자가 늘어 환경에 유해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의 편법이 견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음식물 처리기 시장의 위기를 불러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업계의 자정 노력이다. 한두 해 물건을 팔고 사라질 유령 기업이 늘수록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다시 쪼그라들 공산이 크다. 일부 제품이 문제를 일으키면 음식물 처리기 제품 자체의 소비자 신뢰도도 하락한다. 현재 음식물 처리기 시장이 주로 국내 영세업체 위주로 형성돼 이 같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세계에서 한국 기업만큼 음식물 처리기 제품을 차별화해서 만드는 곳은 없다. 더욱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는 세계 문제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K-음식물 처리기가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기 위해선 시장 형성 초기부터 업계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제품 개발 노력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불법 제품 유통을 적극 막고 규제를 엄수한 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업체별 의견을 모으는 협의체 등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래야 K-음식물 처리기가 세계 시장에서 위용을 떨치는 날을 기대할 수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