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여성→아시안→라틴계 남성"…마블 히어로의 재탄생

할로윈 겨냥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제작
늑대로 변하는 '잭 러셀' 맡을 배우 물색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마블이 가지각색의 히어로를 선보이며 전 세계 관객을 공략하고 있다. 코믹스에서만 나오던 다양한 히어로들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로도 진출하며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라틴계 남성 배우를 찾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할로윈 특집(제목 미정)을 이끌 주인공을 물색하고 있다. 마블 코믹스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 만화는 ‘잭 러셀’과 ’제이크 고메즈’라는 캐릭터를 다루는데, 둘 모두 ‘라이칸스로피(Lycanthropy, 늑대로 변하는 능력)’ 힘을 가지고 있다.
 
디즈니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기존에 백인 남성 일색이었던 히어로 대신 다양한 인종과 국적, 성별, 성향을 다루며 다양화되고 있는 전 세계 관객 입맛을 사로잡기 위함이다. 종종 화이트 워싱(Whitewashing, 백인이 아닌 캐릭터를 백인 인종 배우로 캐스팅)이나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 같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으나 ‘최초’라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최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마블 영화는 단연 ‘블랙 팬서(2018)’이다. 흑인인 채드윅 보스만을 주연으로 한 히어로 솔로 무비일 뿐만 아니라 흥행 성적도 우수했다. 전 세계적으로 ‘와칸다 포에버’같은 유행어도 만들어냈다. 블랙팬서가 출발선을 끊은 흑인 히어로는 안소니 마키가 두 번째 캡틴 아메리카로 활약하며 이어갈 예정이다.
 
이어 1일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개봉하며 첫 아시안 히어로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시무 리우를 주연으로 중국 전설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국내에서는 “백인들이 아닌 동양인이 동양 무술을 선보이니 멋있고 좋다”나 “같은 문화권이라 느낄 수 있는 공감대가 있다” 등 긍정적인 평이 이어졌다. 서양인들이 가진 동양 환상도 있지만 영화와는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 다수 보였다.
 
2년 전에는 MCU 최초의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 ‘캡틴 마블’이 개봉했다. 어벤져스에서 ‘블랙 위도우’가 먼저 활약했으나 솔로 무비는 캡틴 마블이 먼저 개봉했다. 액션 씬과 시각효과는 다소 아쉬웠으나 ‘평범하게 재밌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음 주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계속해서 미뤄지다 올해 겨우 개봉한 ‘블랙 위도우’가 이어받았다.
 
마동석이 안젤리나 졸리와 나온다고 화제가 된 올해 개봉작 ‘이터널스’ 또한 최초로 다양한 인종이 모인 집단이다.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배우로 사랑받는 마동석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인 쿠마일 난지아니, 멕시코인 셀마 헤이엑, 브라이언 타이리 등 다양한 인종과 국가에서 배우를 섭외했다. 특히 브라이언 타이리가 연기하는 ‘파스 토스’는 마블 최초의 게이 캐릭터이기도 하다.
 
장애가 있는 히어로도 있다. 영화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MCU 드라마인 ‘데어데블’이 그렇다. 시각 장애가 있음에도 초인적인 청각을 가진 캐릭터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이후 청각장애를 가진 아메리칸 원주민 히어로 ‘에코’도 다룰 계획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