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지방 이전, 연간 9600억 비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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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분산에너지 정책' 재검토 촉구
"시장 논리 거스르고 업계 희생 강요"
수명주기 반영 땐 19.3조 추가 소요
기업 수익성 낮추고 고객 부담 높여

데이터센터 참고사진. 전자신문DB
<데이터센터 참고사진. 전자신문DB>

데이터센터 업계가 정부 분산에너지 정책에 따른 지방 이전 시 연간 최대 9600억원의 비용이 증가한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데이터센터 산업계의 일방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5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데이터센터 산업 지속 가능을 저해하는 분산에너지 정책 및 특별법 발의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정부와 국회는 최근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과 '분산에너지특별법'(김성환의원실 대표발의)을 발표·발의했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정책과 발의안에 담긴 '전력계통영향평가'이다. 정부가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 지역을 정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려는 계통영향사업자가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 평가를 수행하고 에너지 당국(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업계는 전력이 핵심 자원인 데이터센터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 사안이라면서 사실상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 신축을 막고 비수도권으로 데이터센터를 이전시키기 위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연합회는 “수도권 에너지 분산정책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데이터센터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전력계통영향평가 조항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업계는 규제에 따라 1개 데이터센터를 수도권 외 지역(약 100㎞)으로 이전 시 연 50억원가량의 회선요금이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업계 전반으로 가정하면 향후 구축될 데이터센터 회선요금은 매년 9600억원 증가하고, 데이터센터 수명주기(20년 후)를 반영하면 19조30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추가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연합회는 “회선비용 증가는 데이터센터 입주기업의 수익성을 낮추고 입주기업이 제공하는 온라인서비스 이용 고객의 부담을 높일 것”이라면서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 기준 미만의 소형 데이터센터 구축만 늘어나 에너지를 비효율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는 정부 규제를 통한 지방 이전은 시장 논리를 거스르고 산업계의 일방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은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창, 새만금, 부산, 순천 등 고객 수요가 증가하는 일부 지역으로 데이터센터가 확산세다.

분산에너지 특별법에는 평가 대상사업자 의무만 명시됐고, 분산에너지 활성화 전략은 일부 지원 또는 한시적 특례요금만 간략하게 명시했다.

선진국에서도 데이터센터의 특정 지역 집중에 의한 전력 송배전 관련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력과밀지역 인근에 전력·통신이 완비된 산업단지 제공(네덜란드, 아일랜드) △지방 이전 데이터센터 지원금 교부(일본) △국가전력계획에 데이터센터 수요 포함 송전선로 추가 투자(싱가포르, 아일랜드) 등 인센티브 중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강중협 연합회장은 “발의한 법 등에 공사 중지, 징역, 벌금형 등 강력한 처벌조항을 포함했음에도 정책 입안과 발의 과정에서 산업계의 공식 의견수렴이 없었다”면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절차 및 합의를 통해 분산에너지정책과 데이터센터 산업이 공존하는 대안 마련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등에 의견문을 전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행 제도에서도 대규모 전력 수요처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한국전력공사와 계통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사업자가 전략을 검토하라는 개념으로, 수도권이 아닌 지역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