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세트'에도 불티나게 팔리는 콘솔···게임·가전 업계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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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세트'에도 불티나게 팔리는 콘솔···게임·가전 업계 '미소'

가정용 게임기(콘솔) 불모지로 불려왔던 한국에서 콘솔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콘솔이 인기를 끌면서 주변기기를 묶어서 판매하는 '인질세트'(묶음판매)까지 등장했지만 구매가 증가세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솔게임을 제작하던 국내 게임사는 물론 가전제품 제조사도 게이밍 라인업을 정돈하며 내수시장 개화를 준비한다.

7일 게임소매유통 업계에 따르면 인질세트 구성에도 콘솔이 불티나게 팔린다. 인질세트는 인기가 높아 구하기 쉽지 않은 제품에 액세서리나 주변기기, 게임 타이틀을 패키지로 묶어 파는 형식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 정가는 62만8000원인데 카메라, 헤드셋, 추가패드, 게임 타이틀 등을 묶어 90만원대에 판매하는 게 대표적이다. PS5 본체와 헤드셋 혹은 듀얼센스 충전거치대와 게임타이틀을 묶는 간소화된 형태도 존재한다. PS5 구매 희망자는 많고 물량은 없어 이런 식으로 세트를 구성해도 판매되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고가에 산다는 구매자 심리적 저항감을 낮추는 동시에 카메라, 헤드셋, 추가패드, 게임 타이틀 등을 동시에 팔 수 있어 수익률이 높다. 재고 정리에도 유용하다. 구매자는 '되팔렘'에게 사는 것보다 합리적인 소비로 이해한다. 되팔렘은 공급이 부족한 인기제품을 원가에 사서 비싸게 되파는 사람을 지칭한다.

게임업계와 게임유통업계는 인질세트 판매 호황을 국내 콘솔 저변이 늘어나는 신호로 해석한다. 국내 콘솔게임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6946억원이다. 점유율은 4.5%다. 모바일(49.7%), PC(44%)과 비교해 존재감이 미비하다. 세계 5위 게임 소비국이지만 콘솔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남짓에 불과하다. 콘솔은 글로벌 전체 기준 모바일에 이은 2위 플랫폼이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은 31.4%로 전체 플랫폼 중 가장 높다. 2016년 2627억원에서 3년 만에 164%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솔 게임 매출이 매해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2022년에는 1조3541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솔 게임을 제작하던 게임사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게임 소비가 많은 국가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대기업과 인디게임이 콘솔게임 제작을 주도한다. '검은사막'으로 콘솔 경험을 쌓은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으로 콘솔에 대응한다. 넥슨은 '카트라이트 드리프트'와 자회사 넷게임즈를 통해 '매그넘'을 선보일 계획이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타임원더러'로 콘솔에 발을 디뎠고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TL'을 비롯해 멀티플랫폼 지원 게임을 개발한다.

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X', 네오위즈 'P의 거짓', 라인게임즈 '창세기전', 이기몹 '건그레이브' 등도 기대작이다. 이와 함께 수많은 인디게임이 콘솔 플랫폼 진출을 타진한다.

가전제품 제조사도 라인업을 정돈하면서 국내 콘솔 시장 개화를 준비한다. LG전자는 게이밍TV OLED48CX의 후속작 48C1을 출시하고, OLED C라인업을 42형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울트라 게이밍 라인업도 모니터에서 스피커로 넓힌다.

삼성전자도 네오QLED 라인업에 인풋렉을 개선하고 게이밍 기능을 넣어 어필한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4년 연속 CES 게이밍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게임사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확대되면 매출 증가는 물론 고급이용자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 특성상 테스트베드로 가치가 높다”면서 “더 많은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