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카오 당하다'를 피하는 방법

7일 국회에서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거대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토론회다. 그 첫머리에 카카오를 놓았다.

공룡, 문어발, 불공정거래, 골목상권 보호 등 부정적 의미의 대기업 집단을 일컫는 '재벌'에 붙었던 단어가 행사명에 총동원됐다. 제목으로만 보면 카카오는 가장 성공한 혁신기업이 아니라 물리쳐야 할 '공공의 적'쯤으로 느껴진다.

국회 토론회의 요지는 사용자 편의를 기반으로 거대 플랫폼을 일군 기업을 수수방관하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종사업자, 입점업체 등 모든 플랫폼 이용자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거대 온라인 플랫폼과 골목상권의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연히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조사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아마존 당하다'에 빗댄 '카카오 당하다'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어떤 사업에 특정 기업이 진출함으로써 기존 사업자들이 존폐의 위기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 카카오 그룹 계열사는 2015년 45개에서 158개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대리운전, 꽃 배달, 미용실 등 대부분 소상공인 사업 영역에 진출해서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이후 독점적 위치를 활용한 플랫폼 수수료와 이용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최근 불거진 카카오택시의 스마트호출 요금 인상이나 카카오대리의 전화콜시장 진출 등 이슈도 여기에 해당한다.

카카오는 혁신, 공유, 상생, 편의 등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며 성장했다. 이 때문에 혁신기업, 새로운 기업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2010년 3월 카카오톡 서비스가 시작되고, 11년 7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158개의 거대 기업군으로 성장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돌아볼 시점이다. 스스로 점검하지 않으면 사회적 회초리가 가해진다. 아직 카카오의 혁신은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