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리알 신세 '김치코인'…국내 상폐되자 해외서도 줄줄이 퇴출

중국계 가상자산거래소 빅원이 9월 7일부로 패스토큰(PTX)을 상장폐지한다는 공지.<출처=빅원 거래소 홈페이지>
중국계 가상자산거래소 빅원이 9월 7일부로 패스토큰(PTX)을 상장폐지한다는 공지.<출처=빅원 거래소 홈페이지>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수리 등 문제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정리당한 '김치코인(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거의 동시에 글로벌 거래소에서도 퇴출되면서 갈 곳을 잃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패스토큰(PTX)은 지난 7일 국내 유일하게 거래되던 가상자산거래소 플랫타익스체인지에서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처리됐다. 투자자들은 패스토큰이 상장돼 있던 중국계 거래소 '빅원'으로 가상자산을 옮겨 거래를 이어가려 했지만 같은 날 15시(현지시간)에 빅원에서도 상장 폐지되면서 큰 투자 손실을 보게 됐다.

빅원에서도 상장 폐지 4일 전 이에 대한 공식 공지가 올라왔다. 그러나 국내 거래소와 달리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두지 않았고 공지가 영문판으로 올라온 탓에 투자자와 패스토큰 재단 측 모두 이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빅원 측은 “사용자에게 더 나은 거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PTX 페어를 거래 목록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저녁 11시 마지막으로 패스토큰이 상장돼 있던 글로벌 거래소 핫빗글로벌에서도 패스토큰의 입출금과 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지했다. 하루 동안 3개 거래소에서 패스토큰이 퇴출된 것이다.

이에 앞서 싱가포르계 가상자산거래소 '디지파이넥스'는 이달 3일 패스토큰을 신규 상장하기로 공지했지만 이 역시 최종 무산됐다. 거래소가 내건 상장 공지는 회수됐으며 'PTX/USDT' 거래 페어에 접속하면 현재 '해당 거래페어는 점검 중(This trading pair is under maintenance)'이라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이와 관련 패스토큰 측은 앞서 “한국 내 특금법 이슈 관련하여 패스 토큰은 한국 내에서 거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해 플랫타 거래소에 상장을 자진 철회하며,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거래소 '디지파이넥스'에 신규 상정 확장됐다”고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이 공지 때문에 보유한 패스토큰을 사전에 정리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은 사실상 코인을 현금화할 길이 막혔다.

패스토큰 재단 측은 이번 연속 퇴출 사태가 악의적 허위제보에 의한 일시적 조치라며 소명자료를 제출 중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9월 24일 특금법 시행 이후, 국내 신고수리를 하지 않은 채 영업하는 외국계 가상자산거래소를 규제하겠다는 금융당국 발표가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중국계 대형 거래소 바이낸스의 경우 8월부터 한국어 지원 서비스를 중단하고 통화 설정에서 원화 옵션을 삭제하는 등 이를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으로 한국 거래소에서 스캠성 코인들이 지속 퇴출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거래소에서도 이와 같은 목적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