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마이데이터 100여곳 참전...촘촘한 '데이터 분석'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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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비금융 경계 모호 '빅블러' 가속
고객 데이터 활용 역량이 핵심 경쟁력
국민銀, 은행장 직속 플랫폼단 신설
광주銀, 지방은행 첫 본허가 획득

KB국민은행 마이데이터 설명자료.<출처=금융위원회>
<KB국민은행 마이데이터 설명자료.<출처=금융위원회>>

내년 1월 1일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된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의 전송요구권 행사에 따라 분산돼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고객에게 통합조회 서비스 등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당초 지난 8월 4일부터 본격 시행 예정이었지만 마이데이터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개발을 위한 인력 부족과 충분한 사전 테스트 필요성을 이유로 API 전환 의무화 시점은 연기, 현재는 스크래핑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달 기준 마이데이터 최종 본허가·예비허가를 받은 곳은 약 61개사다. 본허가·예비허가 신청서를 내고 대기 중인 20여곳이 더 있다. 업계는 올해 연말까지 100여개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통 금융권은 기존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온 만큼 시장 진입과 저변 확대에 유리하다. 다만 금융업과 비금융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하면서 시장 선점 여부에 따라 소수만 살아남는 서바이벌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은 연내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 라이선스 획득을 추진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나 KT도 계열사 등을 통해 간접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은행권 경쟁 포인트가 금융상품 개발과 서비스였다면, 마이데이터 시대 은행은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촘촘하게 수집하고 분석·활용하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공산이 크다.

KB국민은행은 경쟁사 대비 발빠른 마이데이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인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월 본인가를 받았다. 은행장 직속 마이데이터 플랫폼단을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 KB금융그룹 내에서 KB국민카드, KB증권, KB캐피탈, KB손해보험 등이 본허가 혹은 예비허가를 확보한 상태기 때문에 향후 계열사 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9월부터 'KB마이머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금융권 최초 개인종합자산관리(PFM) 서비스를 시작, 최장기간 운영해 왔다. 자산통합조회, 지출통합조회 기능을 지원하며 이를 기반으로 금융자산 비중을 비교하는 제언 및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기존 제공하던 PFM 서비스가 은행에서 고객으로 일방향 진단 및 분석 서비스 위주였다면, 향후 KB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고객이 적극 참여하는 자산관리 경험에 중점을 둔다. 공급자 중심의 파편화된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된 관점에서 고객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부동산과 자동차, 건강, 생활 등 금융-비금융 통합 자신관리 및 리밸런싱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B는 '디지털 포용' 관점에서 70대 이상 고령층을 비롯해 마이데이터가 정말 필요한 계층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KB가 보유한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상호 연계한 방안도 지속 검토 중이다. 다만 창구 직원들에 의한 고객정보 유출이나 불완전 판매 소지가 높다는 측면에서 마이데이터 대면 영업 허용에 반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 시장 개척을 추진 중인 지방은행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JB금융그룹은 지난 7월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모두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 지위를 획득했다. 특히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중에서 첫 번째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JB금융그룹은 두 은행의 마이데이터 시스템을 공동 구축,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광주은행은 고객 자산관리를 비롯해 개인 맞춤형 종합 금융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내 스마트뱅킹 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모바일뱅킹에서 고객 금융현황을 보여주고 진단·분석·예측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밖에 지방은행에 특화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지역화폐와 마이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에게 지역 상권의 최적 혜택을 소개하고 충전과 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등 '지역밀착형'으로 승부를 건다는 방침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BNK금융그룹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발목을 잡혀 마이데이터 사업 직접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BNK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을 제휴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부산은행·경남은행·BNK캐피탈 마이데이터 서비스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쿠콘은 BNK금융그룹에 통합 자산 현황 조회, 소비 패턴 분석 등 자산관리 서비스와 함께 △자동차 시세 △부동산 시세 △신용 점수 올리기 △맞춤형 금융 상품 큐레이션 등 쿠콘의 빅데이터와 비금융정보 결합을 통해 마이데이터에 특화한 생활 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