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美 인터넷 공정기여법 발의…빅테크 '사회적 책임' 부과 논의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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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데이터 트래픽 75% 차지
방대한 부 창출…인프라 확충 분담
양정숙 의원, 보편기금 의무화 추진
佛·獨, 시장 제도 개선 논의 활발

가파왕국
<가파왕국>

미국 공화당 상원이 발의한 '인터넷에 대한 공정(FAIR) 기여법'은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에 농어촌·학교 등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법률안 발의 자체로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 비용과 관련한 사회적 책임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 시장 제도 개선 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대 '탄력'

'인터넷에 대한 공정(FAIR) 기여법'이 통과되면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구글,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 등을 대상으로 보편서비스기금(USF) 부과를 위한 정확한 대상과 여부·규모 등을 결정하게 된다. 빅테크 기업을 제외한 주요 이해관계자는 상당한 관심과 지지를 표명했다. 제시카 로즌워슬 FCC 위원장(민주당 추천)은 빅테크에 대한 보편기금 부과와 관련해 “상당히 흥미로운 제안”이라면서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어야 하며, 의회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FCC 수장으로서 보편 기금 확대에 찬성하지만 민주당의 공식 당론이 채택되기 이전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표한 것으로 해석됐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브렌던 카 FCC 상임위원을 비롯해 AT&T 등 통신사도 일제히 환영 입장을 표했다. 미국 상원 의석 100석 가운데 공화당은 50석을 차지하고 있다. 상원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한 것은 이례적으로, 하원을 거치며 소요되는 법률안 심의 기간을 단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여야가 온라인플랫폼 5대 패키지법안을 추진하며 빅테크기업 규제에 초당적인 협력체제를 가동하는 만큼 법률안 논의에는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 논의에도 영향 전망


인터넷에 대한 공정 기여법은 빅테크 기업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방대한 부를 창출하는 만큼 사회적인 책임을 확대하라는 취지로 추진된다. 기존 통신요금 이외에 정부와 통신사, 이용자가 별도 기금을 부담해서 농어촌과 학교 네트워크 인프라를 확충하던 체제에 빅테크 기업을 편입하려는 의도다. 카 FCC 상임위원에 따르면 구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빅테크 기업은 농어촌 데이터 트래픽의 75%를 차지한다. 반면에 이 같은 인프라를 이용해 사업하는 빅테크 기업이 매출에서 0.009%만 부과해도 연간 100억달러에 이르는 보편기금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에서 이와 유사한 논의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를 전기통신사업법상 보편역무제공 의무사업자 예외규정에서 제외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에 보편기금 등 의무를 부과, 소외지역 통신망 구축 등에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인터넷에 대한 공정 기여법 추진과 맥락이 유사하다.

프랑스와 독일은 구글·넷플릭스에 영상콘텐츠 기금을 부과하도록 법률을 개정, 시행에 들어갔다. 통신과 방송으로 분야는 다르지만 사회 인프라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 기업에 국민 서비스 확대를 위한 공적 책임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인터넷에 대한 공정 기여법과 맥락은 유사하다. 조대근 잉카리서치앤컨설팅 대표는 13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발생한 디지털디바이드(정보격차)에 대해 인터넷 생태계에서 누가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논의가 본격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편서비스 비용분담 체계


[뉴스해설] 美 인터넷 공정기여법 발의…빅테크 '사회적 책임' 부과 논의 촉발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