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코인 월마트 결제' 가짜뉴스 소동…재단 "우리도 속았다"

라이트코인 13일(현지시간) 가격 변동 추이.<자료=코인마켓캡>
라이트코인 13일(현지시간) 가격 변동 추이.<자료=코인마켓캡>

가상자산 라이트코인이 미국 대형유통업체 월마트에서 결제 지원을 개시한다는 가짜 뉴스에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로이터, CNBC 등 유명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취소했고 라이트코인 재단이 운영하는 공식 트위터도 가짜뉴스에 속아 이를 게시했다가 삭제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라이트코인 재단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월마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최근 소식은 가짜뉴스(false news)이며, 우리는 이 정보가 어떤 루트를 통해 언론에 배포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라이트코인 재단은 월마트를 포함한 어떤 회사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마트 대변인 역시 해당 소식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번 사태는 보도자료 배포 전문 서비스 업체인 글로벌뉴스와이어를 통해 “오는 10월 1일부터 월마트 모든 e커머스 스토어가 라이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배포되면서 시작됐다.

로이터를 비롯한 공신력 있는 외신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 기사로 내보냈고, 호재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라이트코인 시세가 폭등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0달러(약 23만원) 초반을 오가던 라이트코인 가격은 이 소식 이후 약 30여분 만에 35% 급상승, 270달러(약 31만원)를 돌파했다.

라이트코인 재단이 운영하는 공식 트위터 계정마저 해당 사실을 언급한 트윗을 공개했다가 삭제하면서 사실 진위여부에 대한 혼란이 가중됐다. 해당 계정을 관리하는 라이트코인 재단 직원이 로이터가 기재한 뉴스를 보고 검증 과정 없이 트위터에 인용했다가 긴급히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등했던 라이트코인 시세는 언론사들이 기사를 정정하고 라이트코인 재단 등이 이를 부인함에 따라 원래 가격으로 폭락했다. 호재로 판단하고 상승장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동이 라이트코인 시세를 조작하기 위한 재단 측의 자작극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라이트코인 창업자 찰리 리는 “허위 정보 유포는 가상자산 분야 뿐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도 종종 발생하며, 이에 대해 우리 측이 책임질 의무가 없다”며 “라이트코인은 현재 약 10만개 가맹점에서 사용 중이고, 허위사실을 유포할 동기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