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티맵, '대리운전 전화콜' 버튼 뺀다...카카오모빌리티도 동참

[단독] SK 티맵, '대리운전 전화콜' 버튼 뺀다...카카오모빌리티도 동참

SK그룹 티맵모빌리티가 전화콜 시장에서 철수한다. 내비게이션 앱 '티맵(TMAP)'에서 전화콜 버튼을 삭제한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 중재 첫 성과다. 티맵모빌리티 결정에 '1577 대리운전'을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도 동반위 회의에서 '카카오T'에 전화콜 버튼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앱에서 전화콜 버튼을 삭제하기로 결정하고, 동반위 회의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유했다. 전화콜 서비스를 위해 제휴한 콜센터와 협의해 철수 시점을 확정할 예정이다.

고재현 티맵모빌리티 대외정책실 총괄은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이하 연합회) 요구 조건 중 하나인 앱 내 콜 기능 삭제를 수용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중소 사업자의 상생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7월 '티맵 안심대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전화콜 버튼을 추가했다. 선두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 점유율을 빠르게 따라잡으려는 전략적 조치였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라도 손쉽게 대리운전 접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대리운전 업계가 반발하면서 상생을 위해 대승적으로 전화콜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앞서 연합회는 대기업이 앱뿐 아니라 전화콜 시장까지 진출하면 중소 대리운전사업자가 설 자리가 사라진다고 우려해왔다. 전화콜이 대리운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고 주장해 왔다.

티맵모빌리티는 전화콜 접수를 외주 콜센터를 통해 진행해왔기에 사업 철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대리운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속도를 조절하는 대신 법인 대리운전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인수한 법인대리 업체 '굿서비스' 대리기사를 내달 8일까지 모집한다. 이를 통해 기업 임원과 개입사업자 대표 등을 대상으로 한 VIP 서비스를 강화한다.

후발주자가 전략을 변경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도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카카오T 앱과 시너지를 위해 1577 대리운전을 인수했다. 그러나 앱 내 전화콜 버튼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1577 대리운전을 카카오T와 별도 운영하고, 사업 확대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리기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시행 예정인 0~20% 변동 수수료율 정책은 내부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0% 수수료가 대리기사 쏠림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합회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두 회사가 전화 콜시장 진입 자제를 약속했지만, 전반적 상생 협약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연합회는 전화콜 시장 철수뿐 아니라 현금성 프로모션 자제, 대기업 점유율 확대 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