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게임 만든다?...메타버스 시대, 상품 아닌 '콘텐츠' 승부 전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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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메타버스 구장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의 메타버스 구장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 (사진=신한은행)>

주요 시중은행들이 사용자 확대 전략 일환으로 게임을 비롯한 메타버스 전용 콘텐츠 확보에 앞다퉈 나선다. 메타버스에서 MZ세대가 즐겁게 놀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 금융사 핵심인 '상품 판매'가 중심이 아니라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육성·활성화 차원에서 '특화 콘텐츠 확보'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금융업무만 처리하고 떠나는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과 달리 메타버스 플랫폼은 MZ세대 즐길거리가 풍부한 일종의 '핫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기술 기업과 협업해 금융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이용자가 캐릭터를 이용해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로블록스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로블록스에서 사용자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금융서비스와 접목할 수 있는 게임을 자체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이용해 고객이 미래형 가상영업점을 체험하는 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고객이 HMD를 착용하고 미래형 영업점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경험하도록 꾸릴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메타버스가 향후 디지털자산과 융합하면 새로운 금융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미래고객 선점과 금융혁신을 위해 메타버스를 다양한 형태로 실험해보며 새로운 금융 서비스 채널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사용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금융에 게임 요소를 접목해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유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 금융 외에 여러 분야 사업자와 연계한 콘텐츠와 관련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MZ세대를 타깃으로 메타버스향 자체 서비스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민관합동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기술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미래 금융서비스를 위한 기술 연구개발과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이 메타버스 시장에 대응하면서 금융상품이 아닌 콘텐츠에 방점을 둔 것은 사용자가 해당 플랫폼에 더 자주 방문하고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은행 모바일뱅킹 앱이나 핀테크 앱은 월간활성사용자수(MAU) 중심으로 평가하는데 해당 앱을 얼마나 즐겁게, 얼마나 오래 이용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분석이 깔렸다.

한 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에 접근할 때 '은행을 버려라'라고 할 정도로 새로운 채널은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자는 것이 경영진 철학”이라며 “기존 온·오프라인에서도 가능한 것을 메타버스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먼저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