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가계부채 급증에도 기재부 가계부채 관리 '다소 우수' 평가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기관 자체평가를 통해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과제에 '다소 우수' 평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율은 7.6%로 전년도 증가율의 두 배에 달했고, 가계의 소득대비대출비율(LTI)는 10%p 이상 늘어 229.1%에 달하는 등 가계부채가 급증했지만, 우수평가를 내린 셈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기획재정부는 성과지표를 가계부채 증가율에서 '은행권 평균 DSR 비율'로 바꿔 우수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시민들의 삶은 빚의 수렁에 빠졌는데, 경제를 총괄해야 할 부처가 이를 보고도 자화자찬에 급급하니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1월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주요정책 부문 2020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자체 평가 대상이 되는 93개의 관리과제가 있다. 과제는 평가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상위 35%에 포함되어야 '매우 우수'·'우수'·'다소 우수' 등급을 받을 수 있다. 평과 결과는 직원 성과급 산정에도 일부 반영된다. 그런데 기재부는 지난해 관리과제 중 하나인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가 '다소 우수'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가계신용이 112조 원 늘어 1,630조 원에 달했고, 증가율(7.9%)은 전년(4.1%)의 두 배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과제의 성과지표를 가계부채 증가율(6% 이하)에서 은행권 평균 DSR 비율로 바꾸고 성과지표를 100% 달성했다고 밝혔다. 은행권 평균 DSR비율이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의 대표적 지표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은행권 평균 DSR 비율은 금융감독원 등이 관리하여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지표로서 기획재정부의 노력 여부와 관계 없이 달성해야 하는 지표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323.8조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의 DSR만이 가계부채의 대표적 지표라고 보기 어렵다. 만약 지난해 평가에 전년도와 동일한 성과지표를 사용했더라면 해당 과제의 성과 목표는 달성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장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재정지원 보다 금융지원에 급급하고, 재난 지원금 지급 과정에서도 곳간 타령만 늘어놓았을 뿐 아니라 폭등하는 자산가격을 잡지 못했다”며 “오는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가 급증하게 된 책임에 대해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반드시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