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동킥보드 규제만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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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는 근거리 도심 이동수단으로 등장했다. 개인이 킥보드를 구매하지 않아도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처럼 인증과 간편결제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길을 가다 보면 느닷없이 불쑥 튀어나와 주변을 불편하게 한다. '킥라니'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도로에 버려진 것처럼 아무렇게나 놓인 전동킥보드가 흉물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정부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서 헬멧 착용과 운전면허 소지자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이용자 불만이 커졌다. 외모에 신경 쓰는 사람이 머리 형태가 눌리는 헬멧을 선호하기는 쉽지 않다. 헬멧을 별도로 소지하기도 쉽지 않고, 공용헬멧을 이용하기엔 뭔가 위생에 문제가 있을 것처럼 보인다.

결국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전동킥보드 제조·운영사의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 2개월 동안 자비를 들여 공용헬멧을 제공했음에도 매출은 회복되지 않는다. 업계에 줄도산 공포심이 퍼지고 있다. 국내 60여개 퍼스널모빌리티(PM·전동킥보드) 제조·유통·판매업체 가운데 50% 이상이 폐업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사설]전동킥보드 규제만 능사 아니다

전동킥보드가 아예 없어졌으면 한다는 시민도 있겠지만 전동킥보드는 근거리 이동에 효과적이다. 계속 확대되는 스마트시티의 모빌리티 부문에서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의 확장도 기대할 만하다.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다.

업계에선 헬멧 미착용이 위험하다면 차라리 최고속도를 기존 시속 25㎞에서 15~20㎞로 낮추면서 자전거처럼 헬멧 없이 킥보드를 이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또 면허증이 필요하다면 자동차나 원동기 면허 대신 전동킥보드에 부합하는 교육·면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동킥보드의 좋은 활용 방안을 놓고 정부와 사업자가 끊임없이 토론하고 대안을 찾았으면 한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만으로는 전동킥보드는 물론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의 도전 자체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