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3년 남은 400톤 국제우주정거장…지구에 떨어진다면?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진=NASA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진=NASA

1998년 출범한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용 정지가 머지 않았다. 노후된 ISS는 끊임없는 잡음을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ISS 러시아 부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 우주비행사가 ‘자랴 모듈(Zarya modul)’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ISS의 가장 오래된 부분인 자랴 모듈은 현재 창고로 쓰고 있다. 삐걱거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선내 온도가 갑자기 올라가고 변기와 산소공급장치가 고장 났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용 초기. 사진=NASA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용 초기. 사진=NASA

ISS 수명은 공식적으로 2024년 12월. 3년밖에 남지 않았다. 나사는 ISS 운용이 2028년까지 연장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복잡한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 더 쓰게 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낡은 우주정거장이 영원히 우주에 떠 있을 수는 없다.

사용 기한을 모두 소진한 ISS는 어떻게 처리될까? 지구에서 무게를 잰다면 400톤이 넘는 이 거대한 우주선이 쓰임을 다한다면 이를 안전하게 폐기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1974년 나사 스카이랩이 추락하며 호주에 떨어졌던 비극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 과학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우주정거장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스스로 지구에 떨어질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거대한 우주정거장이 떨어진다면 대기권에서 다 타버리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폐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진=NASA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진=NASA

‘비교적’ 안전한 폐기 방법은 궤도를 바꾸는 것이다. 2017년 나사와 러시아연방우주국 로스코스모스는 폐기 옵션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ISS보다 3배 무거운 구 소련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2001년 시행된 디오어빗 절차를 기초로 하고 있다.

미르는 정상 운항 중 고도를 유지하기 위한 절차였으나 ISS에는 동일한 작업을 역방향으로 설계해 최저 고도를 낮추는 것이다. 무인 우주선을 ISS에 도킹시켜 ISS 비행 고도를 낮추고, 넓지만 인적이 드문 남태평양으로 잔해가 떨어지게 만드는 방법이다.

재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미국 민간 우주업체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가 ISS 운영 종료 후 일부를 교체하고 제거하는 작업 후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지난 해 발표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와 함께 ISS 뒤를 이어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준비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쓰레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3월에도 나사는 ISS 니켈 수소 배터리가 보관된 2.9톤의 외부 팔레트를 대형 로봇팔 ‘캐나담2(Canadarm2)’를 이용해 우주에 폐기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인공위성 잔해, 로켓 부품 등 우주 쓰레기가 3만 4000개에 이르며 지구 주위를 돌고있다고 전했다. 만약 나사가 ISS의 마지막을 투기로 결정한다면 우주에는 400톤의 거대 쓰레기가 추가되는 것이다. 스카이랩 추락 당시 나사는 호주 측 손해배상 청구에 응하지 않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