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중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이 최근 대출 증가세가 빨라지면서 29일부터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 한도까지 대폭 축소한다.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 등의 추가 대출 규제를 서두르고 있다.
26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23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68조8297조원으로 작년 말(161조8557억원)보다 4.31% 증가했다. 당국이 제시한 증가율 목표치인 5∼6%를 넘지 않았지만 증가속도가 빨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국민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7월 말 2.58%에 불과했으나 한 달 만에 3.62%로 1%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 이후 약 보름 만에 0.53%P 올라 이달 17일 4.15%에 이르렀다.
추석 연휴 이후 다시 0.16%P 높아져 23일 4.31%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달에는 농협은행, 하나은행에 이어 국민은행 가계대출 연 증가율도 5%를 넘어설 가능성이 짙어졌다.
대출 종류별 증가율(작년 말 대비)을 보면 특히 전세자금대출(잔액 25조3949억원)이 18.80%로 거의 20%에 달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전체 주택담보대출(121조2992억원)은 4.03%, 신용대출(37조7825억원)은 올해 들어서만 6.03% 증가했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실적이 연간 총량 목표에 근접했지만 금융당국은 목표치 수정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연말까지 철저히 관리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다.
금융감독원이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5000억원으로 7월(15조3000억원)보다 약 7조원 감소했다.
이달에는 전방위 대출 죄기와 명절 상여금으로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감소한 영향 등으로 증가액이 4조원대로 억제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