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에서 촉감까지 느낀다... UNIST 'VR장갑시스템' 개발

배준범 교수팀, 손 동작 동시 측정 연계
열·진동 전달

VR장갑 구조. 사용자 손동작을 측정해 가상현실 화면에 전달하고 가상현실 화면에서 나오는 열과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다.
VR장갑 구조. 사용자 손동작을 측정해 가상현실 화면에 전달하고 가상현실 화면에서 나오는 열과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메타버스 등 가상현실(VR)을 더욱 실감 나게 하는 VR장갑이 개발됐다. 가상세계 속에서 손동작에 따른 실제 그립감, 진동, 열감을 느낄 수 있다.

UNIST(총장 이용훈)는 배준범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VR 환경에서 무엇인가를 만지거나 잡을 때 실제 열감이나 진동 같은 촉감을 느끼게 하는 'VR장갑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고정밀 유연 센서로 손동작을 가상세계에 전달하고 가상세계 속 손동작에 맞춰 나타나는 감각을 열, 진동 등으로 만들어 실시간 장갑에 전달한다.

장갑 내 센서를 이용해 5개 손가락과 10개 관절 각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열감과 진동의 크기도 여러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가상세계 속 움직임과 실제 느끼는 감각 변화를 빠르게 연동하기 때문에 가상세계 속 뜨거운 물, 차가운 금속 덩어리, 나무토막 등을 만졌을 때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VR장갑시스템을 개발한 배준범 교수팀(왼쪽부터 배 교수, 이상엽 연구원, 오진혁 연구원, 김수인 박사)
VR장갑시스템을 개발한 배준범 교수팀(왼쪽부터 배 교수, 이상엽 연구원, 오진혁 연구원, 김수인 박사)

배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액체금속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장갑 센서, 발열 히터, 도선 등 주요 부품을 제작했다. 배 교수는 “액체금속 프린팅 기술로 VR장갑 센서, 히터, 도선을 한 번에 구현해 향후 다양한 웨어러블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센서 측정과 자극 전달 기능 통합에 따라 메타버스 환경에서 비대면 가상훈련은 물론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VR을 비롯한 메타버스는 시각 정보 위주여서 몰입감이 다소 떨어진다. 메타버스 개발 기업이 사용자 움직임까지 측정해 VR 환경에 적용하는 기술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배 교수팀이 개발한 VR장갑시스템은 동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촉각까지 전달한다.

이번 성과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 VR기술 특별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9월 24(현지시각)일자로 출판됐다. 고승환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참여했고,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 지원을 받았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