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SW '차등점수제'…“출혈경쟁 방지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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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실물모형 구매사업 발주·적용
기술점수 차등 폭 넓혀 저가낙찰 해소
대구기상청·국립중앙박물관 제도 확산
공공SW 기술 변별력 확보 도입 목소리

기술점수에 차등 폭을 두는 차등점수제가 실물모형(전시) 구매 분야에 적용돼 출혈경쟁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등점수제는 기획재정부가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계약예규)를 개정하면서 지난해 말 시행됐다.
<기술점수에 차등 폭을 두는 차등점수제가 실물모형(전시) 구매 분야에 적용돼 출혈경쟁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등점수제는 기획재정부가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계약예규)를 개정하면서 지난해 말 시행됐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립대구기상과학관 전시체험시설 사업 평가 결과

기술점수에 차등 폭을 두는 차등점수제가 실물모형(전시) 구매 분야에 적용돼 출혈경쟁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사례가 없는 소프트웨어(SW) 분야에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조달청에 따르면 '실물모형(전시)' 구매사업을 발주한 5개 이상 기관이 차등점수제를 적용해 사업자를 선정했거나 입찰을 진행 중이다. 올해 3월 첫 적용 사업이 발주됐으며 앞으로도 적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차등점수제는 제안서 평가점수로 입찰자 순위를 정하고, 순위에 따라 고정점수를 부여하는 제도다. '기술점수+가격점수'로 구성되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에서 기술점수 차등 폭을 넓혀 가격 후려치기에 따른 출혈경쟁을 막자는 게 도입의 취지다.

대구지방기상청은 '국립대구기상과학관 3전시관 전시체험시설 설계 및 제작·설치' 입찰에서 90점을 차지하는 기술점수에 순위에 따라 2.7점씩 차등점수를 뒀다. 그 결과 기술점수 90점, 가격점수 8.5점을 받은 1순위 업체가 기술점수 87.3점, 가격점수 10점을 받은 2순위 업체에 앞서 사업을 수주했다. 기술점수 차이가 소수점 둘째나 셋째 자리에 불과했던 기존 방식대로라면 가격을 낮춘 2순위 업체가 낙찰자가 될 수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창의나래관 전시 리모델링 설계 및 제작' 사업에서 기술점수에 2.5점 차등점수를 적용했다. 1순위 업체는 기술점수 90점, 가격점수 9.988점을 받아 기술점수 87.5점, 가격점수 10점을 받은 2순위 업체에 앞섰다. 안태범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은 “전시 분야는 창작·창조 역량이 필요한데 저가낙찰로 인한 폐해가 있었다”면서 “차등점수제에 대한 조달청 안내가 있었고 사전규격 공지 시 차등점수제를 적용해 달라는 업계의 의견도 있어 적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차등점수제는 기획재정부가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계약예규)'을 개정함에 따라 지난해 말 시행됐다. 해당 산업의 특성, 최근 동종사업의 낙찰률, 제안서 평가 점수 분포 등을 고려할 때 기술능력평가 변별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차등점수제를 적용해야 한다. 적용 여부는 각 발주처가 판단한다.


SW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업체가 경쟁할 경우 기술평가 변별력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술점수 차이가 소수점 아래에서 정해지면서 가격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출혈 경쟁을 막고 기술력이 있는 업체가 적정 가격에 사업을 수주하는 게 차등점수제의 기대효과다. SW 분야에서는 아직 적용 사례가 없다. 공공SW 사업 발주자가 가격경쟁 요소가 줄어드는 것을 꺼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실물모형(전시) 분야와 함께 방사청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사청은 기술력 있는 제품을 선정하고 업체 수익성 확보를 위해 2006년부터 차등점수제를 독자 적용했다. 현재는 기술등급 간 7.5점 차등을 두고 있다.

조달청은 차등점수제 확산을 위해 지난 7월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을 개정했다. 차등점수 폭을 3점 이내로 두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차등점수제를 적용하지 않고자 하는 경우 해당 사항을 조달요청 시 명시하도록 했다.

〈표〉국립대구기상과학관 3전시관 전시체험시설 사업 평가 결과(2021년 4월 개찰)


힘받는 SW '차등점수제'…“출혈경쟁 방지효과 확인”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